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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에 영토 야욕까지…미국發 국제질서 재편[트럼프 취임 D-5④·끝]

등록 2025-01-15 07:03:00   최종수정 2025-01-20 09: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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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편 관세 예고…전 세계 경제 성장 저해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에 눈독…팽창주의 예고

한국에도 수출, 방위비 분담금 등 압박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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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의회 의사당 서쪽에 성조기가 걸려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폭탄과 영토 확장 야욕을 보이면서 국제 질서 재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5.01.15.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 구호 아래 트럼프 당선인은 신(新)고립주의를 예고하고 있다.

관세 폭탄에 이어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 통제권까지 눈독을 들이면서 트럼프발(發) 국제 질서 재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모든 수입품에 추가 관세"…전 세계 경제 '먹구름'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내 산업 보호와 무역 적자 감소 등을 이유로 들었다.

취임 직후엔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과 불법 이민 문제를 막지 않으면 모든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했다. 중국산 제품에도 취임 첫날부터 1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내각 인선도 하워드 러트닉(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무역대표부 대표) 등 강경 관세론자들로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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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비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1.15.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로 전 세계 경제 성장과 공급망엔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내년 0.8%, 내후년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국 지도자, 기업 경영진, 경제학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치솟는 금리, 지속적인 무역 마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경제에 또 다른 혼란이 닥칠 것을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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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7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25.01.15.

◆고립주의에서 '팽창주의'로…트럼프, 영토 확장 야욕까지

트럼프 당선인은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 통제권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선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가져오기 위해 강제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시사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라고 부르거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로 부르는 등 이웃 캐나다도 자극하고 있다.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겠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 강제력을 동원해 영토 확장에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아 보인다.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이 으레 사용하는 '수사(rhetoric)'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다소 과장된 화법을 사용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전략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주 구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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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의회 의사당 서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쓰일 단상이 놓여져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2025.01.15.

다만 진정성을 막론하고 그 파장은 벌써 일고 있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에 맞춰 차기 행정부가 그린란드 매입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란드인 절반 가량이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에 찬성한다는 미국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조사도 나왔다.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등 압박 예상…'지도부 부재' 韓, 최악의 상황

트럼프 당선인은 동맹인 한국에도 전방위적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전자제품, 철강 등 대미 수출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논의를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거칠게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머니머신(현금 인출기)'으로 부르며 방위비 분담금을 100억 달러(14조6240억원)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1기 임기에선 그 절반은 요구했었다.

협상에서 압박할 목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있다. 한국을 배제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한미훈련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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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의회 의사당 서쪽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리허설을 진행 중인 미 해병대 군악대 '더 프레지던츠 오운'(The President's Own)'의 지휘자 라이언 놀린 중령(가운데)이 지침서를 받고 있다. 2025.01.15.

한국은 12.3 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대비조차 못 하는 형국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내 투자 로비 활동을 벌였던 한국 기업인들은 "최근 한국의 정치적 혼란으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대응은 방향타를 잃었다"고 한탄했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최근 채널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입장에선 가치외교로 막힌 한국의 선택지는 미국밖에 없다고 볼 것"이라며 "최대한 다 내놓으라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에게 외교, 안보,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국가로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거래주의적 관점에서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것과 줄 수 있는 게 뭔지 정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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