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빼면 일제히 곤두박질…트럼프發 관세에 대미 수출 쇼크
5월 1~10일 대미 수출 30.4% 급락품목 관세 발효된 車·부품·철강 '뚝'반도체 선방했지만…관세 조치 예고"美 관세 악영향 많아…계속 커질 것"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이번 달 초 대미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4%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 철강 등 주요 품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가별 상호관세까지 발효를 앞두고 있어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관세청의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10일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9억9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4%나 급감한 수준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우리 수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관세가 적용된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구체적으로 10대 품목 중 승용차는 11억2200만 달러로 23.2%, 자동차 부품 역시 3억500만 달러로 42.6% 각각 전년보다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미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지난달 3일부터 25% 관세 조치가 실시되고 있다. 여기에 이달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25% 관세 조치가 확대된 바 있다. 지난 3월 가장 먼저 품목별 관세 부과가 시작됐던 철강의 경우 이달 초 수출액이 7억6300만 달러였다. 이는 1년 전보다 41.2% 큰 폭으로 떨어진 수준이다. 다만 주요 10대 품목 중 유일하게 증가를 기록한 건 반도체였다. 반도체는 34억1900만 달러로 14.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의 경우 트럼프 정부가 품목별 관세 부과를 예고했을 뿐, 아직 관세 조치가 실시되고 있진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미국의 관세 조치 발효 이전에 물량을 미리 확보하고자 수요가 몰렸던 '선구매 효과'도 이달 들어 소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오히려 미래 수요를 앞당겨 소진하면서 현재의 수출 여력이 더욱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이번 달 초 수출 감소와 관련해 선구매 효과 영향이 있다고 보여진다"며 "상호관세가 유예되긴 했지만 관세 부과를 우려해 이전에 '밀어내기' 수출을 많이 했는데 이에 따라 이번 달 수출이 감소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발 관세 쇼크는 이제 시작이며, 향후 우리나라의 수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관세 적용을 받는 자동차가 타격이 컸고 철강과 알루미늄도 마찬가지였다"며 "보편관세 10%의 영향도 있어서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그 영향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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