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실패→북중미 본선행…홍명보 감독의 2번째 월드컵 도전
지난해 7월 클린스만 후임으로 선임2014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복귀의문에도 본선 진출로 1차 임무 완수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과거 지금과 같이 1년 남은 시점에 대표팀을 맡아본 적이 있다. 그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홍명보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을 두 번 경험하는 지도자가 된다. 홍명보호는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B조 10차전을 끝으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마무리했다. 이날 4-0 승리를 거둔 한국 허정무 전 감독이 지휘한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6년 만에 최종 예선 무패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6승4무의 B조 1위 확정은 덤이었다. 한국은 앞서 지난 6일 원정으로 치른 이라크전 2-0 승리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한 바 있다. 통산으로 시선을 확대하면 1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최근 진통을 겪었던 한국 축구는 위기를 넘고 대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2024년 1월부터 2월까지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이 파동의 시작이었다. 당시 팀을 이끌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이 아시안컵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난 이후 크게 흔들렸다. 후임 선임이 늦어지면서 감독 대행을 두 차례나 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몇 차례의 지연 끝에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건네받았다.
그러나 축구팬을 넘어 국민의 비판이 따랐다. 반년에 가까운 시간을 쏟았지만 초기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 선임됐다는 부분, 시즌이 한창 중인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를 등졌다는 점 등이 이유였다. 특히 2014 브라질 대회에서의 실패가 주요 문제였다. 홍 감독은 선수와 코치로 5번의 월드컵을 경험했는데, 지도자로 처음 경험한 6번째 월드컵은 악몽이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대표팀 사령탑이 된 홍 감독은 1년 남짓한 짧은 준비 기간 때문에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다. 당시 홍 감독은 선수 선발, 전술 등에서 논란이 됐고 결국 자진 사임했다.
이후 울산에서 선보인 지도력을 인정받아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박수보단 야유가 주를 이뤘다. 설상가상 사령탑 선임 작업을 맡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타 후보 감독들과 다른 절차로 홍 감독을 선임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이른바 '특혜 논란'까지 퍼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문제가 다뤄졌고, 결국 홍 감독은 직접 현안질의에 출석해 해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축구대표팀만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업무에 착수했다. 북중미행을 조기에 확정하면서 첫 번째 임무를 완수했다.
두 번째 임무는 월드컵 본선에서의 호성적이다. 홍 감독은 지난 9일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진행한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10년 전을 회상했다. 그는 "남은 1년 동안 행정적인 측면, 팀 내(의 부분)에서 몇 가지 메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이제 (월드컵까지) 1년 남았다"며 "과거 내가 지금과 같이 1년 남은 시점에 대표팀을 맡아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많다. 당시는 선수 파악에만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은 선수 파악은 충분히 끝냈다"며 "(이번 남은 1년 동안은) 월드컵 무대에서 우리팀 내에 필요한 것들을 잘 준비해 보겠다"며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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