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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태계 '중추'…데이터센터, 인프라로 키워라[AI 고속도로 뜬다①]

등록 2025-06-21 10:00:00   최종수정 2025-06-23 15: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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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1호 공약 'AI 경제 강국' 비전은

글로벌 무한 경쟁의 시대, AI로 산업 강국 도약

전국 AI 고속도로 개통…데이터센터 구축 '발판'

전력망 어떻게 확충할까…'다기망양'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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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6.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이재명 정부는 전 세계에 몰아닥친 AI 열풍을 '눈 깜빡할 새 페이지가 넘어가는 무한 경쟁의 시대'로 비유했다. 한 눈 팔면 생존을 위협 받을 수 있는 위기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위기는 동시에 기회와 맞닿아 있다.

새 정부는 "기술력으로 변화를 주도하며 앞서 가면 무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며 'AI 3강' 공약을 통해 '장밋빛 비전'을 제시했다.

◆AI 데이터센터가 새 혁신 기반…전국을 연결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AI 산업이 정부 계획대로 성장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물리적 공간, 즉 'AI 데이터센터'가 필수다.

한국이 과거 산업화 시대에 물류와 인적 이동을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다면, AI 시대에는 데이터가 안정적이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AI 고속도로를 세우는 것이다.

새 정부의 'AI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이같은 맥락에서 출발한다.

이 AI 고속도로는 AI 데이터센터로 대변되는 AI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 첫째 조건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를 사회간접자본(SOC)으로 삼겠다는 계획인데, SOC는 말 그대로 직접적으로 생산에 쓰이진 않지만, 도로나 전력·통신망처럼 산업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를 말한다.

잘 정비된 도로가 기업 생산력을 높이듯, 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AI 고속도로를 위해선 AI 데이터센터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

그러나 '돈 먹는 하마'인 AI 데이터센터에는 대기업들의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 

단적으로 올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일본 소프트뱅크를 주축으로 미국 내에서 추진되는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는 건립비용만 700조원에 달한다. 한국 한 해 예산(673조원)과 맞먹는 규모다.

이처럼 '쩐의 전쟁'이기 때문에 AI 인프라의 국가별 격차는 갈수록 크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AI 연구소의 '글로벌 AI 인덱스 2025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1091억달러로, 가장 많은 금액을 유치했다. 이는 2위 중국(93억달러)의 11.7배다.

새 정부가 'AI 3강'을 노린다고 하지만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I 인프라 투자 금액은 13억3000만달러로 세계 11위에 그친다. 지난 2022년 31억달러와 비교하면 그마저 절반으로 줄었다. 이 결과 미국과는 82배, 중국과도 7배 차이로 벌어졌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AI 데이터센터를 '필수 인프라'로 격상시켜 투자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성공의 두번째 조건이다. 그래야 인허가 간소화, 규제 완화, 세제 지원 등 공공 인프라에 준하는 정책 지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새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새정부 성장정책 해설서 :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AI 고속도로는 전국에 AI 거점을 조성한 뒤 온라인 고속도로를 내는 것이 골자다.

예컨대 수도권은 문화·컨텐츠 중심 AI 센터를, 대전·세종시에는 과학 중심 AI 센터를, 남부 제조업 거점지역에는 차세대 제조 기술·전략 중심 AI 센터를 각각 건립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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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광주 첨단3지구 내 국가인공지능데이터센터 전경. (사진 =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버린 AI까지…투자 효율 어떻게 높일까
하지만 AI 고속도로를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AI 3강이란 목표가 원대한 만큼,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재원이 한정적인 만큼 어떻게 투자 효율을 높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정부는 AI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100조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재원 마련의 구체적인 방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새 정부는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는 우리 만의 AI, 이른바 '소버린(주권) AI'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이를 위해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를 새로 추진한다.

정부가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장을 확보하고, '국가대표' 산·학·연에 이를 제공해 AI 개발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 지난 정부가 광주시, NHN클라우드 협력으로 '광주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으나, 정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급 방법도 또 다른 성공 조건이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맥킨지 앤 컴퍼니는 최근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 프로젝트가 버지니아주 애쉬번·시카고·피닉스 등에서 위스콘신·오클라호마·와이오밍 등으로 대이동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전자는 AI 등 산업 수요가 많은 곳이고, 후자는 전력 공급량이 많은 곳이다.

판카즈 사흐데바 맥킨지 수석 파트너는 "데이터센터가 전통적으로 1등급 시장으로 불리는 곳에서 지역 수요는 높지 않더라도 전력 공급이 우수한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전력 확보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의 또 다른 성공 조건이다.

대통령실 하정우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공지능 혁신성장을 위한 에너지정책방향 토론회'에 토론문을 보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급을 위한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AI 고속도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려면 친환경, 탈원전 등 국가전력수급계획을 고려한 '큰 그림'이 필요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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