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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6억 대출 제한' 초강력 규제…"맛보기에 불과"[부동산 상반기 결산]③

등록 2025-07-07 06:00:00   최종수정 2025-07-09 10: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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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발표 즉시 서울 한강벨트 등 집값 상승폭↓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 효과…추가 규제도 시사

공급 대책은 아직…2·3기 신도시 개발·정비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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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정부가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의 고강도 수요 억제 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즉각 반응하기 시작했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집값의 상승률은 0.43%에서 0.4%로 줄어들며 상승세가 둔화됐다. 1주 전까지만 해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만큼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였지만 초강령 대출규제가 시행되면서 시장이 즉각 반응한 것이다.

특히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포·성동 등 이른바 '한강벨트'의 집값 상승폭은 크게 줄었다. 강남구는 0.84%에서 0.73%로, 서초구는 0.77%에서 0.65%로, 송파구는 0.88%에서 0.75%로 각각 축소됐다. 마포구는 0.98%에서 0.85%로, 성동구는 0.99%에서 0.89%로, 용산구는 0.74%에서 0.58%로 줄었다. 강동구(0.74%→0.62%)와 광진구(0.59%→0.49%), 동작구(0.53%→0.39%)도 마찬가지다.

매수의향도 크게 줄었다. KB부동산의 주간 아파트 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주 연속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의 매수우위지수는 76.4으로 전주(99.3)보다 22.9포인트(p) 하락했다. 권역별로는 강북14개구 69.7, 강남11개구 82.3으로 각각 18.9p, 26.6p 떨어져 강남권의 매수 심리 위축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만에 전례 없는 '충격 요법'을 쓴 만큼 당분간은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안정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도 시행되면서 막차수요의 쏠림현상이 끝났고 수도권 주담대 문턱이 한층 높아진 만큼 하반기에는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상영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장 부동산 시장에서 흐름을 봐야 한다거나 기존 방식으로 주택을 구매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매물이 줄었고 이미 계약을 했거나 계약을 앞두고 있던 거래도 취소되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얼마나 매매가격이 떨어지는지는 몇 달 간 추세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전보다 강한 대출규제로 인해 당장의 집값 안정 효과는 어느 정도 거뒀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추가대책도 예고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출 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수요억제책과 공급확대책 등 (준비 중인) 부동산 관련 정책이 많다"고 추가 규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주택 공급 확대에 대해 이 대통령은 "꼭 신도시 신규택지만이 아닌, 기존택지를 재활용하거나 기존부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며 '4기 신도시' 추가 개발 대신 2·3기 신도시의 개발·공급 속도를 촉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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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4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서 업주가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 2025.07.07. [email protected]
이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에 집중된 자본을 금융시장으로, 수도권 주거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는 방향을 명확히 한 만큼 관련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및 수도권은 용적률 상향 등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공공이 주도하는 도심 고밀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

세제의 경우 문재인 정부 당시 정권을 흔들 정도로 반발이 컸던 만큼 실수요자들에게 양도세·종부세 부담을 추가로 지우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가 쓸 수 있는 수요 조절 및 공급 확대 카드를 총동원해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메시지가 나온 만큼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며 "이번 대출 규제 이후 시장 흐름을 살핀 뒤 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정을 포함한 규제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상영 교수는 "공급 확대 등 추가대책을 발표하는 시기가 빠를 수록 '패닉바잉' 심리는 안정될 수 있고, 이번 대출 규제로 집을 사기 어려워졌다고 실망한 이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시장에 어떤 영향과 부작용이 생길지 적합성을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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