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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여기에 달렸다]③인종…백인 '트럼프' 대 흑인 '클린턴'

등록 2016-08-03 09:02:18   최종수정 2016-12-28 17: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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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미 대선 인종별 지지 성향.< 자료: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서던캘리포니아(USC)대학> 2016.08.03
올 대선서 백인 유권자 처음으로 70% 밑돌아 트럼프는 백인 남성, 클린턴은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 지지 높아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와 역대 선거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유권자의 다양성이다. 올해 대선에서 백인의 비율이 역대 최저인 반면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의 비율이 최고가 된 것이다.

 올해 대선에서 유권자의 약 3분의 1(31%)은 히스패닉, 흑인, 아시아인 등 유색인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대선 때 유색인종의 비율은 29% 였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는 역사상 가장 커진 인종적 다양성이 미국 대선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특히 4년 전과 비교해 올해 대선에서 히스패닉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올해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백인 유권자의 비율이 처음으로 70% 아래로 내려가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2000년 대선에서 백인 유권자의 비율은 78%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2000년 대선에서 흑인은 12% 그리고 히스패닉 유권자는 7%로 집계됐다.

 2012년 대선에서 백인은 전체 유권자의 71%를 차지했지만 올 대선에서는 69%로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 미국 대선 유권자의 인종 지형도를 보면 백인 69%, 흑인 12%, 히스패닉 12%, 아시아계 4% 등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 대선서 백인 유권자 지속적 감소

 2012년 대선과 비교했을 때 올 대선의 유권자 수는 약 1070만 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유권자 가운데 3분의 2는 백인이 아닌 소수 인종이다. 히스패닉, 흑인, 아시아계 등 이 기간 새로 늘어난 소수인종 유권자는 750만명이며 백인은 320만 명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통계는 백인들의 고령화가 다른 인종과 비교했을 때 더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7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백인의 중간 연령은 43세로 아시아계(36세), 흑인(33세), 히스패닉(28세)보다 높았다.

 2012년과 2016년 사이 사망한 유권자 중 76%(유권자 870만 명 중 660만 명)는 백인으로 나타나 미래의 선거에서 백인들의 입김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18세가 된 미국에서 태어난 새로운 유권자 가운데 유색 인종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계 영향력 커졌지만 투표율 낮아

 2012년과 2016년 사이 18세가 된 1600만 명의 새로운 유권자 중 57%는 백인이고 소수인종은 43%로 전체 유색 인종 유권자 31%보다 높다.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다른 인종과 달리 시민권을 취득해 귀화하는 방식이 압도적으로 높다.

 2012년 아시아계의 60%가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유권자로 편입됐다. 반면 시민권을 취득해 유권자가 된 히스패닉은 같은 기간 26%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같은 유권자의 다양성에도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은 상대적으로 낮아 이들을 투표소로 끌어들이는 것이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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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역대 미국 대선 유권자 인종 비율. 자료:퓨리서치센터
 2012년 대선에서 백인의 64%, 흑인의 67%가 투표했지만 히스패닉과 아시아계의 투표율은 각각 48%, 47%에 그쳤다.

 ◇트럼프와 클린턴 승부 전략

 다수의 백인이 공화당을 지지하고, 많은 유색 인종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백인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이런 현상을 두려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인구통계학적 구성을 봤을 때 올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하리라 전망했다.

 트럼프 후보는 백인들의 이런 불안 심리를 선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서부 및 북동부의 쇠락한 제조업 지대를 가르키는 '러스트 벨트'는 백인 저학력·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 백인 저학력 남성들은 트럼프의 핵심 지지기반이다. 이들을 통해 트럼프가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 사이 높은 비호감 이미지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퓨리서치센터의 캐럴 도허티 정치 조사 담당 국장은 "인구 통계학적으로 봤을 때는 히스패닉계 유권자가 많이 늘어났다"며 "이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선호하는 데다가 트럼프 후보의 히스패닉 비하 발언으로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려면 로널드 레이건 시절보다도 백인들의 결집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인 그리고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백인 남성 유권자의 70%의 지지를 얻어야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는 백인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여성과 중도파, 흑인, 히스패닉 계층은 클린턴을 선호한다. 멕시코인들은 포함한 히스패닉 유권자는 지난해 11월 현재 기준으로 2700만 명(12%) 정도다.

 클린턴은 플로리다와 콜로라도 등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 엎치락 뒤치락해온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에서 라틴계 주민들이 큰 힘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합지역에서 라틴계가 차지하는 위력은 막강하다.

 클린턴은 부통령 후보로 팀 케인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그가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가톨릭교도라는 점은 히스패닉 등 민주당 지지층을 고려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케인 의원은 지난달 2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클린턴과의 공동 유세에서 스페인어로 "환영한다"라고 인사한 뒤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다. 내가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은 믿음과 가족 그리고 노동이다"라고 말해 청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에 대한 히스패닉계의 비호감도는 78%에 달했으며 호감도는 20%에 그쳤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클린턴에 대한 호감도는 62%로 높게 나타났으며 올 대선에서 클린턴에 투표하겠다는 이들도 71%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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