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형 vs 개방형' 그것이 문제로다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서울시가 오는 2025년 한강변으로 자리를 옮겨 신축할 예정인 잠실야구장의 구장 형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잠실야구장은 우리나라 최대 인기 스포츠인 야구의 메카와도 같은 곳이다. 잠실야구장은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1982년 지어졌다. 34년의 세월 동안 한국야구 영욕의 세월을 함께 했다. 2만6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야구장 중에서는 단연 최대 규모다. 서울시가 지난 4월 발표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개발 마스터플랜과 시설별 가이드라인을 보면 시는 송파구 올림픽로 25에 위치한 잠실야구장을 북서측 보조경기장이 있는 한강변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옮기면서 관람석을 9000여개 더 늘려 3만5000석이라는 메이저리그급 구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예정이다. 당초 새로운 잠실야구장의 모델은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AT&T 파크였다. AT&T 파크는 샌프란시스코 만(灣)에 지어졌다. 바다와 야구장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풍경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구장이다. 서울시는 한강변에 자리잡은 새 잠실야구장을 AT&T에 비견되는 수변(水邊) 구장으로 조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의 개방형 구장보다는 구장에 지붕을 씌우는 돔구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같은 계획은 주춤한 상태다. 돔형 야구장을 선호하는 측은 날씨에 영향 없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돔구장의 장점으로 꼽는다. 돔구장은 비시즌인 동절기 때 치러지는 국제대회를 유치하기위해서도 꼭 필요한 시설이기도 하다. 기왕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야구장을 지으려면 WBC 등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돔구장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반면 개방형 구장을 선호하는 측은 야구가 기본적으로 야외스포츠인 만큼 열악한 기후조건이 아닌 이상 굳이 돔구장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든다. 국제적으로 저변이 넓지 않아 가뭄에 콩 나듯 열리는 국제경기를 위해 돔구장을 지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돔구장으로 지으려면 무엇보다 재정문제가 부각된다. 돔구장은 개방형 구장보다 건설비·운영비가 최대 2배 이상 더 들어가기 마련이다. 야구장은 천문학적인 재원이 드는 대규모 시설이다. 국내에서 가장 최근에 완공된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는 2만4000석 규모인데 건설비용이 1666억원에 달했다. 삼성라이온즈 파크보다 큰 야구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서울시로서는 돔 구장을 확정지을 경우, 부담해야할 돈이 만만치 않다. 오세훈 전 시장 시절 계획한 고척스카이돔 완공의 의무를 떠맡았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설비로 곤욕을 치른 서울시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서울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다음달 2일 오후 2시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프로구단, 야구 해설위원 등 야구계 전문가와 학계 100여 명이 참여하는 '전문가 공개토론회'를 개최해 구장 형태에 대한 여론을 청취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