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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잇따른 신용등급 하향…내년엔 더 '암울'

등록 2016-12-29 06: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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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대형건설사들이 신용등급이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다.

 늘어나는 매출 채권 압박, 내년에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 폭탄, 해외사업 부실 등 탓이다.

 그나마 올해 국내 주택 경기 호황으로 건설사들의 실적이 회복했지만 내년부터는 정부 규제로 국내 주택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돼 건설사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2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9일 GS건설은 장기 신용등급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단기 신용등급이 A2에서 A2-로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됐다.

 중동 플랜트 공사 완공이 지연하면서 이익과 자금창출력 등 영업실적 손실을 등급 하향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

 앞서 GS건설은 2014년 약 5500억원 유상증자, 2015년 파르나스 호텔 지분 매각(약 7500억원) 등으로 1조3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저조한 이익 창출력으로 지난 9월 말까지 부채비율 감소 폭은 11.1%포인트에 불과했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라빅2, 쿠웨이트 와라 등 중동 지역 전력 부문을 포함해 플랜트 부문에서 영업손실 총 38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 현금 흐름도 지난해 78억원 적자에서 올해 9월에는 986억원 적자로 적자 폭이 늘었다.

 분양 장기 미착공 현장 우발채무도 골칫거리다. 지난 10월 양주백석아파트 사업 우발채무 현실화로 차입금 약 1900억원을 인수했다. 신규 시행사가 선정되지 않을 경우 내년 중 차입금 약 1600억원을 추가 인수할 예정이다.

 경기 용인시 신봉2구역 1650억원, 경기 고양시 식사2구역 1400억원 등도 재무안정성 개선에 걸림돌이다.

 나이스신평은 "해외 플랜트 공사의 수주물량 감소로 선수금은 줄어든 대신 주요 플랜트 공사의 공사 기간 연장으로 선투입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해외 플랜트 수익성 개선이 다른 기업에 비해 더디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도 올해 처음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떨어졌다. 이 회사는 지난 2004년부터 줄곧 신용등급 'AA-'에 '안정적'을 유지했으나 지난 16일 나이스신평에 의해 등급이 조정됐다. 

 이 밖에도 22일 한국기업평가, 23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잇달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지난 8월에는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이 'Baa3'에서 'Ba1'으로 한 단계 강등됐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브라질 CSP 제철소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프로젝트 등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원가율이 95%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순차입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14억원이나 늘었다.

 또 내년 2월 흡수합병 예정인 포스코엔지니어링 진행 사업장의 높은 원가율 역시 수익성 저하를 가속할 요인으로 지적된다.  

 NICE신평은 "브라질 CSP 제철소 프로젝트가 공사 지체상금(지체보상금) 등의 협의 문제로 여전히 준공 승인을 받지 못했다"면서 "브라질법인 대여금에 대한 대손상각 가능성도 남아 있어 수익성 변동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대우건설도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됐다. 지난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시인의 의견 거절 표명으로 인한 신뢰성 저하, 영업실적 불확실성 증가, 대외신인도 하락 등이 원인이다.

 최근 1년간 두 차례 신용등급이 강등된 두산건설은 자구계획을 통해 차입금을 축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동성 위험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기평이 장기신용등급에 대한 추가 모니터링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대형사들의 내년도 재무 여건도 녹록지 않다는 사실이다. 건설사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거나 발행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만기 회사채의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면 자금 압박이 더욱 심해진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 건설사가 내년에 상환해야 할 회사채(사모사채 포함) 규모는 총 4조14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용등급 'A급' 이하 건설사가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는 2조7000여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AA+)과 현대건설(AA-)을 제외한 국내 모든 건설사가 이 범위에 속한다.

 늘어나는 매출 채권도 부정적인 요소다.

 국내 대형 건설사 9곳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 채권은 25조78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3년 전인 2014년 초보다 10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현대건설이 6조1633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GS건설 4조858억원, 대우건설 3조476억원, 대림산업 2조9957억원, 포스코건설 2억2823억원, 삼성엔지니어링 2조2239억원, 한화건설 1조8174억원, 롯데건설 1조6483억원, SK건설 1조4157억원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정책, 주택 부문 초과 공급에 따른 분양 리스크 증가, 공공 부문 수주환경 악화 등도 건설업계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해외 부문 수주 회복과 손실 축소 여부가 건설업체 실적 변동의 주요 요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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