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①트럼프 사람들
아웃사이더 대통령 시대를 ▲트럼프의 사람들 ▲경제 ▲외교안보 ▲보건복지 ▲사회정책별로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주> ①트럼프의 사람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공직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그가 어떤 인물들을 내각에 배치할지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내각의 큰 특징은 경제는 월가 출신 갑부, 외교안보는 군 장성 출신이 주류라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임명해 족벌정치를 펼친다는 비판도 받았다. 앞으로 '트럼프 시대를 이끌어갈 사람들은 누군지 정리했다. ◇쿠슈너와 배넌 쿠슈너는 선거유세에서 큰 역할을 해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쿠슈너는 1981년생으로 2003년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후 탈세 등의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아버지를 대신해 부동산 개발회사 경영을 맡았다. 쿠슈너는 2009년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와 결혼해 2남 1녀를 낳았다. 쿠슈너는 대선 당시 공식 직함은 없었지만, 배후에서 대선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다. 쿠슈너는 당시 트럼프 일정관리는 물론 선거자금 관리와 연설문 작성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는 유세 과정에서 아내인 이방카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데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5월 헨리 키선저 전 국무장관과 장인의 면담을 성사시키면서 언론으로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쿠슈너는 지난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트럼프의 면담에 배석해 실세임을 보여줬다. 트럼프는 본인의 대선승리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쿠슈너에 대해 '대담한 전략가'로 평가하는 등 무한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보고되는 국가기밀 브리핑을 쿠슈너도 받아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 민주당 등의 반발을 불러왔다. 트럼프에 의해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선임고문에 임명된 배넌은 해군 장교 출신으로 하버드대 경영학 학위 소지자다. 지난 8월 폴 매너포트가 물러난 뒤 트럼프 선거캠프 CEO를 맡아 이목을 끌었다. 버지니아 태생인 배넌은 1953년생으로 아일랜드계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했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배넌은 한 때 할리우드에서 영화 제작자로 일하다가 보수 우파 언론매체 브레이트바트를 창업했다. 배넌이 백인 민족주의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대안 우파(Alt-Right)'에 밀착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후폭풍이 일기도 했다. 정치 전략가들과 시민단체들에 의하면 대안 우파는 백인 민족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는 조직으로 인종적으로 민감한 발언들을 서슴지 않아 논란이 됐다. ◇월가 부호와 군부 출신이 장악한 경제·안보 라인 트럼프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월스트리트 부호, 군 출신의 강경파 인사들을 경제와 외교안보 관련 부처 장관으로 내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는 무려 17년 동안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다. 골드만삭스 출신 재무장관은 므누신이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 행정부), 헨리 폴슨(조지 W. 행정부)에 이어 3번째다. 므누신은 "현재 35%인 법인세를 15%로 낮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감세를 골자로 한 세제 개편을 서두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므누신이 월가의 악덕 행위에 참여했던 인물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원웨스트은행을 운영하면서 공격적인 주택압류로 혹한에 가족들을 거리로 내모는 비정한 행동을 했다고 그를 재무장관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윌버 로스 윌버로스 컴퍼니 회장은 새 정부의 통상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로스는 투자은행인 로스차일드에서 24년간 일하며 파산과 구조조정을 다룬 인물이다. 파산의 제왕으로 불리는 로스는 2000년 자신의 이름을 딴 윌버로스컴퍼니를 창업해 운영해 왔다. 로스가 트럼프와의 인연을 이어온 것은 그가 로스차일드에서 일할 당시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트럼프의 카지노가 파산을 피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 계기가 됐다.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4성 장군 출신의 존 켈리가 내정했다. 켈리 내정자는 제1 해병원정군 사령관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했으며 중남미 32개국을 담당하는 남부사령관을 마지막으로 45년간의 군 생활을 마쳤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9년 해병대 사병으로 군에 자원입대한 뒤 4성장군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매티스는 12일 인준청문회에서 러시아를 전략상 적대국으로 지목하고 나토(NATO)와의 동맹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소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친 러시아 성향 인물 국무장관 내정 논란 트럼프 정부 초대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석유업체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렉스 틸러슨(64)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오랜 기간 알고 지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틸러슨은 정부조직에서 일한 경험이 없어 그가 국무장관 물망에 오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틸러슨은 엑손모빌 최고경영자였던 2011년 러시아와의 거래를 성사시켜 주목을 받았다. 엑손모빌이 러시아 북극해 자원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OAO 로스네프트의 엑손모빌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틸러슨은 엑손모빌 주식 1억5100만 달러(약 1749억원)를 보유하고 있고 50개가 넘는 국가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므로 그가 국무장관이 될 경우 이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틸러슨은 친 러시아 성향이라는 시선을 불식시키려는 듯 지난 12일 인준청문회에서 러시아를 미국의 전국으로 규정했으며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인정했다. 법무장관에 내정된 보수 강경파인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과거 행적이 문제가 됐다. 세션스는 앨라배마에서 재직 중 흑인 인권단체를 "비 미국적"이라고 폄하하는가 하면 KKK(쿠 클랙스 클랜)을 칭찬하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과 행태로 비난받아왔다. 그는 1986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 연방 판사로 지명됐으나 공화당이 다수파인 상원 법사위에서 다른 지명자와 함께 거부됐다. 세션스는 상원 인준청문회 둘째 날인 지난 11일 동료 의원들의 이례적인 반대 증언에 수모를 당하는 등 인종차별에 대한 논란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권성근 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