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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 위기인가 기회인가②]선제 대응 못 하면 위기 넘어 재앙

등록 2017-02-07 11: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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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한국고용정보원은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4차 산업혁명, 우리는 준비돼 있는가?'라는 주제로 직업연구 특별세미나를 갖고 미래 유망 직업과 기술을 논의하여 4차 산업혁명이 미래 직업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분야별 미래 유망직업 21개를 소개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이제 막 시작한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기회일까, 위기일까.  

 이를 예측해보려면 지난 200년간 일어난 제1~3차 산업혁명기를 돌아봐야 한다.  

 증기기관을 도입하면서 1784년 시작한 '제1차 산업혁명', 1879년 전기를 이용하면서 촉발한 '제2차 산업혁명', 1969년 인터넷과 컴퓨터가 합작한 '제3차 산업혁명'까지 인류는 산업혁명기를 거치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효율을 키웠다.

 물론 그사이에 기계 사용( 제1차), 대량 생산(제2차), 부분 자동화(제3차)로 인해 기존 일자리가 상실되는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반작용이 제1차 산업혁명기였던 1811∼1817년 영국의 중부 ·북부 직물 공업지대에서 일어났던 '러다이트 운동', 즉 '기계 파괴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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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4차산업혁명과 직종별 일자리 감소 전망
 산업혁명으로 직물 공업에 기계가 보급되면서 실업자가 늘어나고 임금이 하락한 데다 나폴레옹 전쟁(1793~1815) 영향으로 영국 경제가 불황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 해 민생이 더욱 피폐해지자 노동자들은 실업과 생활고의 원인을 기계 탓으로 돌렸다.

 노팅엄을 시작으로 랭커셔, 체셔,·요크셔 등 잉글랜드 북부 여러 주(州)에서 일단의 무리가 야간에 공장을 습격해 기계를 파괴하고 초기 산업 자본가인 공장주에게 위해를 가하는 등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운동은 결국 종말을 고했으나 고도 산업화·자본주의화가 노동자로 대표되는 서민에게 어떤 위기가 되는지를 잘 드러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직접적인 일자리를 잃게 된 일부 계층과 달리 대다수 영국 국민은 기계화가 이룩한 풍요를 누릴 수 있었고, 영국은 유럽을 뒤흔든 나폴레옹 전쟁에서 승리를 주도한 여세를 몰아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토대를 닦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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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현재 수행업무가 4차산업혁명으로 대체되는 정도
 제1차 산업혁명 결과, 실(失)보다 득(得)이 컸다는 사실에 관한 학습 효과 덕인지 제2차, 3차 산업혁명기에는 제2, 제3의 러다이트 운동은 없었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은 양상이 다르다.

 인공지능(AI), 로봇 기술,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은 인간에게 풍요를 줄 수 있으나 인간의 일자리를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처음 기계가 등장했을 때 못잖게 크기 때문이다.

 제1차 산업혁명 당시 방직기계 1대가 방직 일을 하던 사람 10명의 밥줄을 빼앗는 정도였다면 컴퓨터가 스스로 생각하는 AI와 사물끼리 서로 대화하는 IoT, 휴식도 없이 사람 100명 몫 작업을 하는 로봇이 빼앗아갈 일자리는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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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증감 인식
 물론 AI, 로봇, IoT를 개발하는 전문직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수는 미미할 것이다. 게다가 그런 일자리마저 언젠가는 이들에 내줘야 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기계, 전기, 인터넷과 컴퓨터 등 기존 제1~2차 산업 촉매제들이 대다수 인간의 삶과는 거리가 있는 일부 생산 현장에만 영향을 미쳤던 것과 달리 AI, 로봇, IoT는 인간 삶의 영역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사람이 해온 많은 일을 자신들의 차지로 만들어버린다.

 실제 제4차 산업혁명 이론을 주창한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이 이끄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미래 직업 조사(The Future of Jobs Survey)'에서 "제4차 산업혁명기 전체적으로 710만 명분 일자리가 감소하고 200만 명분이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이는 선진국과 개도국을 망라해 총 15개국에서 9개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2015~2020년 동안에 예상되는 직종별 고용 변화 설문 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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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제4차 산업혁명을 ‘위기’로 받아들이는 측에서는 그 시대가 도래하면 자칫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로봇 용접 라인.  (뉴시스DB)
 일본 미쓰비시연구소 역시 최근 2030년 일본 경제·사회가 제4차 산업혁명에 맞서 개혁하지 않고 현상 유지에 그칠 경우 일자리 수가 2011년 6657만 명분에서 2030년 5936만 명분으로 721만 명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혁한다면 그나마 6519만 명분으로 138만 명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10월25일 발표한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일자리 증감 여부, 수행업무 변화)에 대한 직업인 인식' 조사에서도 응답자 1006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 3.1%) 중 44.7%가 "인공지능과 첨단기술 때문에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3.0%에 불과했다.

 결국 할리우드 SF 영화 '터미네이터'(감독 제임스 캐머런) 시리즈가 경고한 AI와 기계가 지배하는 미래는 반드시 기계가 인간을 노예로 삼는 것이 아니더라도 실업과 그로 인한 빈곤으로 얼마든지 도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중산층은 붕괴하고 서민층은 더욱 곤궁해지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결국 절대다수 한국인이 제4차 산업혁명기에 낙오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정부가 과감한 선제 투자와 인력 양성으로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며 이를 다른 나라로 수출해 양질의 일자리를 국내에 유지하는 것은 물론, 국부를 착실히 증대해 산업혁명으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계층에 대한 복지 혜택을 늘리는 것밖에 없다.

 한국고용정보원 박가열(심리학 박사)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큰 직업군을 대상으로 재교육을 시행하고, 소외 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 수립과 시행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수혜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도 절실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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