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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작원·특수부대원은 인간병기? '공조'

등록 2017-02-27 05:50:00   최종수정 2017-02-28 0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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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공조'(감독 김성훈)에서 주인공 '임철령'(현빈)이 조직 폭력배들과 싸우기 위해 물에 적신 두루마리 휴지를 집어 드는 장면.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1. 최근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현존 최강의 화학 무기인 VX에 의해 암살됐다. 북한은 이번에도 "남한이 주도한 음모"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잡아떼지만, 모든 '증거'가 북한을 가리킨다.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로 다수 북한 남성이 관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작원' '간첩' 등으로 불리는, 바로 북한 대외첩보기관 정찰총국 소속의 그들이다.

#2. 현빈·유해진의 범죄 액션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가 지난 26일까지 약 780만 관객을 모았다. 앞서 1월18일 개봉한 이 영화는 짜릿한 액션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숱한 신작들의 도전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흥행해왔다. 이 영화는 북한 형사 '임철령'(현빈)이 한국(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와 손잡고 북한에서 미국 달러 위조 동판을 훔쳐 한국에 숨어든 '차기성'(김주혁) 등 북한 특수부대 출신 범죄 조직을 뒤쫓는 이야기다. 임철령 역시 북한 특수부대 출신이다.

 기자가 이 칼럼에서 다루고 싶은 것은 "이번 김정남 사건이나 최근 핵·미사일 개발,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등 잇따른 북한 도발 등에서 볼 수 있듯 남북 분단 현실이 엄연한데 '공조'에서처럼 남북이 힘을 합쳐 범죄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가 가능하겠느냐"와 같은 뻔한 이야기가 아니다.

 '공조'나 이미 개봉한 첩보 또는 액션 영화, 그러니까 1999년 '쉬리'(감독 강제규), 2010년 '의형제'(감독 장훈), 2013년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 '용의자'(감독 원신연) 등에서 주인공이나 주요 등장인물로 등장한 전·현직 북한 특수부대나 공작원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총을 쏘면 백발백중이고, 차를 몰면 특급 카레이서 뺨친다. 무장한 물에 적신 두루마리 휴지 뭉치 하나로 조직 폭력배 십여 명쯤은 너끈히 쓰러뜨리며, 작렬하는 총알 사이를 전광석화처럼 피해간다.

 할리우드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대니얼 크레이그)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이선 헌트'(톰 크루즈) 등 '역대급' 스파이도 첨단 무기 지원 없이 이들과 맞대결한다면 아마도 백전백패할 것이다.

 이들을 '인간 병기'로 그리는 영화가 계속 등장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선입관과 편견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북한 특수부대원이나 공작원은 강력하다'는 선입관은 자칫 남북한 간 전쟁 재발 시 용맹하게 그들을 상대해야 할 우리 장병들에게 괜한 두려움을 심어줄 수 있다. 전쟁의 승패가 일정 부분 심리에 좌우된다고 할 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저런 새터민(탈북자)이 있다면 어쩌나'라는 편견은 죽음을 무릅쓰고 자유와 인권을 찾아온 대한민국에 온 그들을 품어주고 보듬어주기보다 막연히 배척하는 사태를 낳을 수 있다. 심지어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생활고에 처한 이를 청부 폭력 등에 이용하려는 나쁜 시도까지 생길 수 있다.

 차라리 북한 특수부대원이나 공작원은 현빈·김주혁('공조'), 공유('용의자'), 김수현·박기웅·이현우('은밀하게 위대하게'), 강동원('의형제'), 최민식('쉬리') 등 영화에서 그런 역할을 맡았던 국내 남자 배우들처럼 '남남북녀' 통념을 깨는 미남, 훈남들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어떨까.

 국가 안보나 민족 화합을 위해 그게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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