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부동산, 국내외 불확실성 직격탄…낙찰가율 '반 토막'
업무·상업시설 낙찰가율은 반 토막 났고, 최다 100명 넘게 몰리던 주택 경매에는 10명 남짓 응찰하는 등 위축된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1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주 부동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업무·상업시설 낙찰가율은 한 달 만에 절반 넘게 떨어졌다. 전월(147.3%) 대비 75.3% 포인트 하락한 72.0%다. 토지와 주거 시설 낙찰가율은 100% 선 아래로 하락했다. 지난 2월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전월보다 55.4%포인트 하락한 96.8%를 기록하면서 100% 선을 하회했다. 토지 낙찰가율 역시 전월(164.5%)에 비해 67.6%포인트 낮아진 96.9%로 집계됐다.
그동안 제주 부동산 시장엔 제2 공항 이슈에 전원생활 열풍, 중국 관광객 증가 등으로 국내외 투자 수요가 몰려들었다. 경매 시장 투자 경쟁이 치열했다. 실제 지난 2015년 11월 제주에 제2 공항이 들어선다는 발표 직후 공항 부지 인근 임야가 맹지임에도 감정가의 4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그해 4분기 제주 토지 평균 낙찰가율은 184.3%에 달했을 정도다. 이후로도 부침은 있으나 100%를 웃도는 등 높은 인기를 보였다.
이에 지난 2014년에는 이효리가 사는 애월읍에 있는 주택 매물에 131명이 몰리는 등 낙찰가율이 340%에 달했다. 같은 해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주택도 무려 152명이 몰려 감정가의 2배 넘는 가격에 팔렸다. 이에 힘입어 주택 평균 낙찰가율 역시 그해 4분기 100%선을 넘어섰고 이듬해 3분기에는 143.1%까지 올랐다. 하지만 올들어 낙찰가율은 물론 경쟁률도 크게 떨어졌다. 제주시 삼도2동 주택 매물에 14명만 응찰했을 정도다. 심지어 이것이 지난 2월 주택 매물 최고 경쟁률이다.
제주에서 중개업을 하는 고창덕 한국공인중개협회 제주 지부장은 "도심 지역 브랜드 아파트 등은 제주 내 수요로 지속해서 인기를 이어가지만, 읍·면 단위 지역 토지는 외부 투자 수요 감소로 거래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우철 이스턴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역시 "노후에 제주에서 전원 생활을 꿈꾸는 이들로 한동안 토지 투자 문의가 상당했다"며 "하지만 최근 문의가 줄었다. 가격 상승세도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같이 위축된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부동산 개발협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묻지마 투자'가 성행했지만, 지금은 투자 수요는 빠지고 실수요만 남은 상태"라며 "가격이 폭락하지는 않겠으나 약간의 하락 압박은 받을 것으로 본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2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