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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말 사라진 제주도, 이참에 구석구석 둘러볼까

등록 2017-04-22 13:16:13   최종수정 2017-05-16 09: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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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 = 제주도 본섬도 좋지만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가파도도 들러볼 만한 곳이다. 섬을 가득 메운 푸른 청보리밭은 어딜 가나 연인들 사진 속 그림 같은 배경이 된다. 201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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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 = 어느새 제주도가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항에 내려서부터 관광지를 가득 메웠던 중국인들의 행렬이 사라졌다.

 대신에 내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마치 우리가 사랑했던 그 섬, 제주도를 오랜만에 되찾아온 듯한 기분이다.

 마침 다음달 초에는 징검다리 휴일로 황금연휴가 예약돼있다. 확 달라진 제주도를 찾아 이미 익숙한 관광지들 대신 그동안 들여다보지 못했던 곳들을 재발견해보는 건 어떨까.

 ◇청보리밭 가득한 그 곳, 가파도

 제주도 본섬도 좋지만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가파도도 들러볼 만한 곳이다. 이미 관광코스가 된 우도나 마라도도 좋지만 이 곳 역시 산책과 함께 아름다운 풍광을 한껏 즐길 수 있는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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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 = 둘레 4.5㎞ 정도의 가파도 주변 길을 걷다보면 해녀들이 복을 기원하던 신당이나 평장묘 등 제주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201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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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 좋고 마라도 좋다'는 말이 있다. 가파도와 마라도의 이름을 빗대 만든 말이지만, 그만큼 주변 수심이 깊고 위험한 지역이라 이곳에서 빌린 돈은 갚지 않아도 될 정도라는 식의 해석도 들린다. 그러나 바다 위 평평한 언덕 같은 모습을 띤 섬에 올라보면 평화롭기가 그지없다. 해발 20m에 불과한 형태에 덮개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섬을 가득 메운 푸른 청보리밭은 어딜 가나 연인들 사진 속 그림 같은 배경이 된다. 거센 바람을 이용해 설치된 키다리 풍력발전기는 청보리밭과 어우러진다.

 섬 둘레 4.5㎞ 정도의 길을 걷다보면 해녀들이 복을 기원하던 신당이나 평장묘 등 제주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아담한 가파초등학교 옆 보리도정공장을 지나다보면 구수한 보리향이 관광객들을 설레게 한다. 섬을 둘러보고 나서 막걸리 한 사발에 먹는 자연산 홍삼(해삼의 일종)의 맛도 일품이다.

 ◇곶자왈, 고대의 자연이 살아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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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 = 온통 바다로 둘러싸여있는 섬이지만 한라산 자락에 있는 숲들도 거닐어볼 만하다. 특히 곳곳에 위치한 곶자왈은 내륙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201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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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바다로 둘러싸여있는 섬이지만 한라산 자락에 있는 숲들도 거닐어볼 만하다. 특히 곳곳에 위치한 곶자왈은 내륙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곶자왈은 화산이 분출하면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작은 암괴로 쪼개지면서 요철 지형을 이룬 곳으로 따뜻하고 습한 환경 탓에 북방한계식물과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숲이다. 도로를 달리다 그저 잠시 차를 세워두고 산책하듯 들어가면 된다.

 화순곶자왈을 들어서니 제주의 몸통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숲길에 육지에서 보지 못한 색다른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마법의 숲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바위에 붙은 이끼류들부터 양치식물, 활엽수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들은 저마다의 생존전략을 품고 있다. 참식나무의 솜털이 뽀송뽀송 난 어린잎들은 살아남기 위해 죽은 것인양 낙엽의 색을 띠고 있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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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 = 온통 바다로 둘러싸여있는 섬이지만 한라산 자락에 있는 숲들도 거닐어볼 만하다. 특히 곳곳에 위치한 곶자왈은 내륙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201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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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길을 잃을 수도 있으니 혼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는 염두에 둬야 한다. 종종 출몰한다는 뱀도 주의할 것.

 ◇예술인들이 한 곳에…저지리 문화예술인마을

 예술인들이 한 마을에서 저마다 창작과 전시 등을 하는 공간도 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일대에 조성된 '저지리 문화예술인마을'이다. 2000년대 초반 조성된 곳으로 고(故) 신철주 전 북제주군수의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

 마을에 들어서면 한적한 숲 속에 꾸며진 정원들처럼 갤러리들이 들어서있다.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미술관'부터 '스페이스예나르', '노리 갤러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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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 = 서귀포시 표선면 옛 가시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서 있는 '자연사랑 미술관'에는 아름다운 풍경 및 사라진 밭담 등 옛 제주의 모습, 해녀들의 삶의 현장 등 다양한 사진이 전시돼있다. 201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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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관한 김창열 미술관은 김창열 작가가 220점의 작품을 기증해 건립된 곳이다. 현재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오는 6월 초까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물'이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연다.

 이곳에는 마치 실제같은 물방울 무늬를 들여다보노라면 여러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김창열 작가의 소장품들이 다수 전시돼있다. 비롯해 비디오아트의 대가 백남준 작가 및 김혜순·권부문·임창민·한경우·빌 비올라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도 걸려있다.

 이 밖에 서귀포시 표선면 옛 가시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서 있는 '자연사랑 미술관'도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서재철 사진작가가 연 곳으로 폐교를 이용해 만든 곳이다. 제주지역 언론인 출신인 작가가 오랫동안 카메라에 담아온 제주의 풍경들이 한가득 있다. 제주의 옛 사진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들에 이어 사라진 밭담 등 옛 제주의 모습, 해녀들의 삶의 현장 등을 다양하게 살펴보다보면 지금의 제주와는 사뭇 달랐던 옛 정취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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