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영토 대장정①]서해 최북단 백령도 방문한 대학생들 "와보고 싶었다"
배를 타고 온지 약 4시간 만에 백령도에 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 멘트를 들은 대학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한국해양재단이 주최한 '해양영토대장정'에 참여한 남녀 대학생 90여 명은 10일 오전 7시50분 하모니플라워호를 타고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이날 오전 11시40분께 서해 북쪽 끝에 있는 백령도에 도착했다. 한 여학생은 "북한과 가장 가까워 평소에 오지 못하는 곳이다. 언제 이런 데를 와보겠냐"면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백령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에 속하는 섬으로, 인천에서 직선거리 170㎞ 거리에 있다. 그러나 북한 해안포대의 사정 거리를 피해 곡선으로 돌아가다 보니 뱃길로는 220㎞를 간다. 최전방 접경 지역이다 보니 여객선실 안에서 뿐 아니라 섬에서도 해병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사실 최근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예고하는 등 위협 발언으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설레임과 긴장감이 뒤섞인 이 곳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날 낮 기온은 31도. 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에 전망대 입구부터 전망대까지 가파른 길을 올라가야 했지만 대학생들의 표정은 밝고 즐거워 보였다. 중앙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이강우씨는 "방학 때 해볼만한 대외활동을 찾다가 해양영토대장정에 지원했다"며 "백령도가 가장 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운대 3학년에 재학중인 송승규씨는 "국토대장정을 포함해 이런 프로그램에 4번째 참여했다"면서 "백령도에 군사시설이 있긴 하지만 가는 곳마다 경치가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전망대에 오르자 안내를 맡은 해설사는 "여기가 바다의 종착역이다"면서 "군사시설이 대부분이지만, 관광이 활성화되어서 10년전부터 개방됐다. 전면 개방은 5년밖에 안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해안포를 집중 배치한 황해도 장영군 월래도는 육안으로도 보였다. 이 섬은 백령도에서 동북방으로 12㎞ 떨어져 있다. 대학생들은 끝섬전망대에서 내려와 해병 6여단 흑룡부대로 향했다. 흑룡부대에서는 전시관을 둘러본 뒤 해병대 장교로부터 주변 요충지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해병대 6여단 OP관측소도 들렀다.
대학생들은 희생된 장병들의 얼굴이 새겨진 부조를 바라보면서 조용히 헌화했다. 대학생 뿐 아니라 해양재단 관계자 등 모든 참석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묵념을 했다. 한국해양재단 소속 박광우씨는 "군 복무를 할 때 천암함 사건에 이어 연평도 사건까지 겪었다. 이번 추모행사에 참여하게 돼 느낌이 남다르다"며 희생 장병들을 추모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