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100일]문재인 케어, 재정 확보가 '핵심'···의료병의원 산업에 영향 클 듯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책 이행에 필요한 재정은 총 30조6000억원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재원 조달을 위해 20조원의 누적 적립금을 활용하고, 건강보험 국고지원의 지속적인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보험료 부과기반 확대를 통해 보험수입을 확충하면서 재정누수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정 수준의 보험료율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수입 확충과 재정 절감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앞서 열린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에서 건강보험이 당장 내년부터 적자에 돌입해 2023년이면 모든 적립금을 소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3당에서도 재원마련 방안 미비 등을 지적하며 집중 성토 중인 모습이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권한대행은 "30조6000억원이 든다고 하는데 발표한 것을 보니 13페이지 발표문 중에 재원대책은 3분의1 페이지 밖에 없다"며 "'법정적립금을 깨서 우선 사용하겠다', '보험료는 별로 올리지 않겠다', '평균 2~3% 올리는 수준으로 할 거다'(라고 이야기하는데) 결국 국민 세금으로, 정부의 일반회계에서 지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30조6000억원이라는 재정건전성 확보가 구두선에 그치거나 결국 국민에게 보험료 폭탄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관련 부분을 세밀하게 점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전지명 대변인도 "건강보험 정책을 바꾸는 대수술이 필요한 시점임은 맞다"면서도 "이번 결정은 건보 재정 고갈이 우려되는 비현실적이고 급진적인 정책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렇듯 재정 확보가 이번 대책 추진에 핵심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제약업계 보다는 의료병의원(의사, 병실, 간호사 등)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비급여 중 비중이 높은 3대 비급여(선택진료, 상급병실, 간호강병) 항목을 해소하는 방안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우선 선택진료는 2018년부터 완전 폐지된다. 현재 환자는 선택진료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 약 15%에서 50%까지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선택진료의사, 선택진료비 자체가 모두 사라진다. 또 그동안은 상급종합병원 등에서 4인 이상 입원하는 다인실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환자가 비급여 상급병실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는 상급병실 역시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된다. 아울러 전문 간호인력 등이 입원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병상도 대폭 확대된다. 앞으로는 수술 등으로 입원한 환자가 간병이 필요하면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2022년까지 간호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 병상을 10만 병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일부 의사들을 중심으로 고가의 비급여 의료비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문재인 케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의사 전용 웹사이트 '메디게이트'는 면허가 확인된 의사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1일 이틀간 문재인케어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96%는 '문재인케어가 의료기관의 진료비 삭감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자 "삭감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89%는 "문재인케어가 의료기관 수입에 부정적(매우 부정적 48%, 비교적 부정적 41%)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긍정적일 것"이라는 견해는 4%에 그쳤다. 이와 관련,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은 제약사보다는 의료병의원(의사, 병실, 간호사 등) 산업에 영향이 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