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영토 대장정③]블루오션 택한 장보고처럼…꿈을 품는 대학생들
한국해양재단이 주최하는 '해양영토 대장정'이 5일째 접어든 13일. 대학생 90여 명을 인솔하는 강사로 참가한 한영태 해군협회 정책위원은 이날 오전 8시께 전세버스 안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장보고는 활을 잘 쏘아서 신분이 상승했다"며 장보고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장보고 대사는 통일신라시대 작은 섬 완도를 동북아 해상 무역 중심지로 탈바꿈시킨 인물이다. 전라남도 완도에서 천민으로 태어났지만 타고난 재주와 탁월한 무예로 819년 30세 무렵 당나라에서 무령군중소장(武寧軍中小將)이란 군직에 올랐다. 군사 500~1000명을 거느리는 지휘관(대대급 이상)이 된 것이다. 백성들이 해적에게 붙잡혀 노예로 팔리는 현실을 목격한 장보고는 828년 신라로 돌아왔다. 그는 흥덕왕의 지원으로 군사 1만 명을 모아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적을 소탕했다. 이후 서남해안의 해상권을 장악했으며, 당·신라·일본을 연결하는 무역활동을 주도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현장인 전남 진도 울돌목에서 하룻밤 묵은 대학생들은 이날 차를 타고 해남 땅끝전망대를 향해 달렸다. 한영태 위원의 강의를 들으며 1시간 가량 지났을 즈음 땅끝전망대에 도착했다. 언덕을 따라 올라가 땅끝전망대 앞에 서니 바다와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해남 지역 문화관광 해설사는 "어제 머물렀던 곳이 해남 우수영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물살이 가장 빠른 지역"이라며 "여기는 남해바다 끝이고, 서해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단국대 경주캠퍼스 3학년에 재학 중인 정미정(22)양은 "지난번에 전남 진도까지 와봤는데, 해남은 처음"이라며 "이제야 오게 됐다"고 좋아했다. 을지대 2학년 박선우(24) 군은 "땅끝마을에서는 다시 시작한다고 하니 기(氣)를 많이 받을 것 같다"며 웃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장보고 기념관'으로 향했다. 대학생들은 오전 10시40분께 기념관에 도착해 장보고 관련 영상을 본 뒤 2개조로 나뉘어 문화관광 해설사들의 설명을 들었다.
그는 또한 "청해진 기지가 있었던 장도(유적지)가 텃밭으로 사용됐었다. 나중에 파봤더니 엄청난 유물이 나왔다"며 "여러분, 역사를 모르면 계속 이렇게 살았겠지만, 역사를 알면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하대 2학년 최제일(23)씨는 "한국사 시간에 간략하게 배우다 이곳에 와서 장보고의 업적을 자세히 알게 됐다"며 "청해진 지역이라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대 2학년 김근화(23)씨는 "이순신·장보고 등 역사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돼서 좋았다"면서 "바다에 대한 호기심도 생기고, 바다의 중요성도 깊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산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졸업 후 이곳에서 일할 것 같다"며 "마산에서는 바닷가에 로봇랜드가 들어서게 된다. 해양 관련 일자리에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장보고처럼 해외로 나가 실력을 인정받겠다고 한 대학생도 있었다.
청해진 전초기지로 사용된 장도를 방문한 뒤 완도타워로 이동했다. 오후 2시 완도항 인근 완도타워에 도착했다. 완도타워 전망대에 오르니 소안도, 보길도, 노화도 등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섬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 3시께 제주 마라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완도여객터미널로 향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 기상상황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최남단 마라도로 간다는 생각에 이들은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