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겨냥 8·2대책 풍선 효과? 경매 수요 주거→토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주택시장을 겨냥한 8·2대책 이후 경매 수요가 주거시설에서 토지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경매시장에는 주거시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하락하는 반면 토지 수요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8·2대책 이후 서울 경매시장의 주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9.9%로 전월(96.7%) 대비 6.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월 97.4%를 기록한 데 이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토지 경매 수요는 늘고 있다. 지난 5월 토지 낙찰가율은 60.3%을 기록했지만 6월 81.9%, 7월 88.3%로 상승세다.
또한 비교시점인 지난달 낙찰가율이 8년9개월 만에 최고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하락세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낙찰가율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낙찰가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응찰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이달 평균 응찰자 수는 3.6명으로 올들어 가장 많다. 가장 적었던 1월(1.3명)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특히 지난 17일 서울 중앙지법 경매에 나온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내 논(98.0㎡)에 17명이 몰렸다. 치열한 응찰 경쟁 끝에 감정가(2억188만원)의 약 1.5배에 달하는 3억24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149.79%에 달한다. 이처럼 경매 수요가 주거시설에서 토지로 움직이는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그동안 경매시장에서 주거시설은 낙찰가율이 감정가 턱밑까지 오르면서 가격 상승 피로감이 형성했다. 8·2대책 이후 집값 하락 기대감에 경매 수요가 줄어든 데다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하는 경락잔금대출도 이번 부동산대책의 타깃이 되면서 수요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8·2대책 이후 서울 주거 시설 평균 응찰자 수는 4.1명으로 전월(7.7명) 대비 크게 줄었다. 이는 올들어 최저치이기도 하다. 반면 토지 낙찰가율은 주거시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에 낙찰 가격보다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점차 눈을 돌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최근 JTBC '효리네 민박' 등과 전원 생활 리얼리티 방송과 은퇴 이후 귀촌생활 수요 증가, 주말에 쉴 수 있는 세컨드 하우스나 주말농장 등 트렌드도 한몫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이번 대책이 주택에 집중된 데다 최근 토지를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닌 실제 활용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향후 토지 낙찰가율은 이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