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가 계란에서 왜 농약 검출 더 많았나
【안동=뉴시스】류상현 기자 = 친환경 산란계 농장의 계란에서 일반농장보다 농약검출 사례가 더 많은 것에 대해 궁금증이 높아가고 있다.
경북도의 경우 이번 농약계란 사태에서 6곳의 농장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5개 농장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친환경 농장이 일반 농가에 비해 농약 검출이 적게 나와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반대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도적인 허점과 친환경 농가의 안일한 의식 두 가지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18일 경북동물위생시험소 김석환 소장(수의직)은 친환경 일부 농가들의 농약 사용에 대한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약이 검출된 친환경 인증 농가들이 진드기나 이가 있는 닭보다는 '건강한' 닭을 키워 '큰' 계란을 '많이' 생산하는 데에 신경을 쓴 나머지, 농약 사용에 상대적으로 무감각해진 면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경북양계협회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친환경 농가의 안일한 관리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친환경 농가 중 규모가 큰 농가는 소독을 비교적 철저히 한다. 이런 농가는 계사를 비우고 완전히 청소, 소독을 한 다음 새 닭을 케이지에 넣는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친환경 농가는 자금의 여유가 없어 이렇게 하기가 힘들다. 이번에 농약이 검출된 곳은 모두 소규모 농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규모가 큰 대부분의 친환경 농가는 살충제를 직접 닭에 뿌리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닭의 호흡기로 약 성분과 함께 수분이 들어가 닭이 약해진다. 사람으로 말하면 감기에 쉽게 걸리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계사를 비우고 약을 뿌리지만 닭이 있을 때에는 바닥에만 뿌린다. 사용이 허용된 농약에 설명돼 있는 사용법대로만 해도 살충제 계란이 나올 수 없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 소규모 농가들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친환경 인증 제도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환경 인증을 너무 쉽게 내주고 있으며 사후 관리도 거의 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연간 2~3개월 동안 의무적으로 계사를 비워 청소와 소독을 하는 등 위생을 철저히 하고 있는 농장에만 친환경 인증을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닭과 계란에 대해 검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까지 항생제가 검출되지 않는 정도의 검사만으로 인증을 하고 있어 이런 사태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농장의 계란은 국립농산물관리원이 검사를 하고 일반농장의 계란은 지자체가 담당했다. 이에 대해 두 기관의 검사 방법이 다를 수도 있다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두 기관 모두 한꺼번에 29가지의 성분을 검사할 수 있는 LC/MSMS 라는 같은 방법으로 검사를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