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정의 寫讌] 열심히 일한 당신, '잘' 살고있나요
#의류 도매사업을 하는 조정은(27) 씨도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며 악화된 건강을 회복하고 피로를 풀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조씨는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 다리가 많이 부어오르고 목도 경직되는 등 후유증을 겪었지만 이제는 삶이 즐겁습니다. 그녀는 요즘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인생의 즐거움에 눈을 떴습니다. 친구들은 그녀를 식도락가라고 부릅니다. 요즘 직장인들은 균형잡힌 삶을 뜻하는 ‘워라밸’의 삶을 동경합니다. 워라벨은 신조어로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 life balance)’의 줄임말입니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숨 쉴 시간도 모자란’ 현대인들이 오매불망 잊지 못할 단어입니다. 워라벨은 좋은 직장의 조건이기도 합니다.
2017년 6월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 의하면 근로자들의 월 평균 근로시간은 172.5시간입니다. 이 중 총 근로시간이 긴 사업인 부동산업 및 임대업은 월 189.6시간을, 제조업은 월 187.5시간을 일합니다. 조사된 근로시간에는 휴식시간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2017년 6월 조사된 근로자들의 월평균 근로일수 20.6일에 휴식시간 1시간을 곱해 월 평균 근로시간에 더하면 172.5+20.6시간. 총 193.1시간입니다. 출퇴근 시간을 빼고도 하루 9.37시간을 일하는 셈입니다. 9.37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39.04%에 달하는 시간입니다. 조사된 근로시간은 수당을 청구하는 등 신고한 초과근무만을 포함하고 있으니 신고하지 않은 초과근무를 포함하면 실제 근로시간은 이보다 더 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합니다. 일이 중요한가 삶이 중요한가를 견줄수는 없겠지만 양질의 삶이 다수의 바람인 건 확실합니다. 당신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또 오롯이 내 삶을 위해 하루 몇 시간쯤 투자하고(혹은 투자할 수) 있나요?
대한상공회의소와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지난 2015년 국내 기업 100곳, 근로자 4만 9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문화 진단 결과 가장 큰 문제로 야근이 꼽혔습니다. 조사 대상자들은 주 5일 근무 중 평균 2.3일을 야근하고 있었습니다. 3일이상 야근하는 비율도 43.1%에 달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일·생활 균형을 위한 캠페인의 3대 핵심 과제로 오래 일하지 않기(정시 퇴근하기, 퇴근 후 업무연락 자제, 업무집중도 향상), 똑똑하게 일하기(똑똑한 회의·보고, 명확한 업무지시, 유연한 근무), 제대로 쉬기(연가사용 활성화, 건전한 회식문화, 쉴 권리 지켜주기)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촬영협조. 조아필라테스 스튜디오) <조수정의 사연(寫讌)은 사진 '사(寫)', 이야기 '연(讌)', '사진기자 조수정이 사진으로 풀어놓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