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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는 건설 한류⑤]최성화 대림산업 지사장 "베트남은 기회의 땅"

등록 2017-10-11 06:00:00   최종수정 2017-10-16 08: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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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뉴시스】= 최성화 대림산업 하노이 지사장을 만난 것은 지난달 30일 하노이 중화의 경남 타워 인근의 한 식당이었다. 최 지사장이 베트남에 온 지는 벌써 5년이 넘었다. 베트남어로 메뉴를 시키고 종업원과 농담을 할 정도로 유창한 회화 실력을 선보였다.
【하노이(베트남)=뉴시스】김민기 기자 = "베트남은 대한민국 건설사에겐 계륵(鷄肋)과 같은 존재입니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베트남이라는 국가를 잘 이해해야합니다."

 최성화 대림산업 하노이 지사장을 만난 것은 지난달 30일 하노이 중화의 경남 타워 인근의 한 식당이었다. 최 지사장이 베트남에 온 지는 벌써 5년이 넘었다. 베트남어로 메뉴를 시키고 종업원과 농담을 할 정도로 유창한 회화 실력을 선보였다.

 최 지사장이 베트남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이다. 베트남 시장 조사를 위해 호치민에 7개월 거주하면서 사업 개발에 나섰다. 당시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자 많은 국내 건설사들이 앞 다퉈 베트남 시장에 뛰어들던 시기였다.

 하지만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모든 사업은 올 스톱됐다. 대림도 급격한 환율 변동과 시장 과열을 피해 경기가 안정화되길 기다렸다.

 대림이 절치부심해 다시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2012년이다.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조금씩 정리되고 베트남도 경기가 회복하면서 하노이에 지사를 만들고 본격 사업에 뛰어들었다. 베트남에 지사가 생긴 것은 약 40년 만이다.

 그 와중에 2010년 1억3800만 달러 규모의 '제마링크 항만 조성 공사'를 수주하며 1975년 이후 35년만인 베트남에 깃발을 꽂았다.

 대림이 베트남에서 처음 수주를 한 것은 1966년 1월 28일이었다. 미국 해군시설처(OICC)에서 발주한 베트남의 라치기아 항만 항타(건축물의 기초가 되는 기둥을 박는 일) 공사를 약 87만7000달러에 수주했다.

 최 지사장은 "1966년 베트남에 첫 진출한 국내 건설사가 바로 대림산업이고 대림산업의 첫 해외 진출 국가도 베트남이었다"라면서 "1966년부터 1975년까지 항만, 비행장, 경찰서, 학교, 의료원, 발전소, 도로 등 20여 개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회고했다.

 현재 대림이 공사 중인 사업은 하노이 경전철 3호선 프로젝트다. 타이빈2 석탄화력발전소, 오몽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는 마무리했다.

 하노이 경전철 사업은 하노이 뇬 차량 기지에서부터 대우호텔 인근까지 약 8.5㎞ 구간에 경전철이 다니는 고가철도 교량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경전철 3호선은 하노이 시내 중심부와 연결되는 핵심 노선에 해당한다. 2014년 5월 착공했고 현재 약 70% 정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내년 8월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인 프랑스개발은행(AFD)과 유럽투자은행(EIB)을 끌어들였다.
 
 최 지사장은 "공사 규모는 871억원 수준으로 그리 크지 않다"라면서 "하지만 하노이 시내 8개 노선 중 첫 국제입찰로 발주한 시범사업(파일럿)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공공공사로는 베트남에서 40년만에 수주라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구간 내에 8개의 지상역사는 포스코건설이 담당한다. 역사는 각각 길이 108m, 폭 24m 규모로 세워진다. 이 구간에 이어 하노이 기차역까지 연결되는 지하 구간 공사는 현대건설이 참여한다.

 최 지사장은 "과거에는 베트남에서 대림 오토바이가 하노이를 뒤덮었는데 이제는 대림이 놓은 경전철이 하노이 시내를 달리게 됐다"면서 "대림과 베트남의 인연은 특별하다"고 전했다.

 현재 대림이 관심을 가지고 수주하려는 사업은 월드뱅크에서 발주하는 48만톤급 규모의 호치민 하수처리장 사업이다. 이 사업은 3억달러 규모로 10년 동안 운영을 같이 하는 대형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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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포스코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림 역시 프랑스 업체와 50대 50으로 지분을 투자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다음달 8일 입찰이 마무리 된다.

 이 외에도 베트남 현지 업체와의 인수합병(M&A)도 진행 중이다. 콘크리트파일(PHC) 등을 생산하는 국내 점유율 1위 기업인 대림C&S와 베트남 북부지역 콘크리트파일 1위 기업인 '민득(Minh Duc)'을 합병하려는 것. 이를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이처럼 베트남이 국내 건설사에게는 기회의 땅이지만 사업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다. 매년 6%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할만한 재정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저(低) 개발국가에서 중(中) 개발국가로 국가가 성장하면서 공적개발원조(ODA) 자금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급격한 인프라 개발로 ODA자금을 무리하게 끌어다 쓰다 보니 공공부채가 가파르게 늘어나 국가재정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올해 베트남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64.8%에 해당하는 규모다. 위험 수위인 65%에 근접하고 있다. 국가채무 역시 4년 사이에 8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호치민 경전철 사업은 하노이보다 2~3년 빨리 진행됐지만 지금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GS건설도 호치민 메트로 1호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다만 대림산업의 하노이 3호선 경전철의 경우 파일럿 사업이고 공사 금액이 작다보니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영향을 덜 받았다.

 최 지사장은 "베트남 정부가 공공 부채 관리법을 만들어 국회에서 승인을 받은 후 예산을 쓰도록 했다"면서 "1년 예산이 프로젝트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위로 배정되다보니 타격을 받은 프로젝트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최 지사장은 이와 같은 상황 때문에 베트남 시장을 계륵이라고 평가했다. 성장 잠재력은 있지만 단기간에 수익을 내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 세계에 한국 기업이 젤 많이 진출해 있는 나라는 미국 다음으로 베트남이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GDP의 25%를 기지하고 있고 최근엔 현대차 공장이 이전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의 실용주의 정신을 잘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베트남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지사장은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는 많이 비슷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한국 기업은 빨리 사업을 마무리 짓고 수익을 내야하지만 베트남의 경우는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자칫 베트남의 페이스에 말리다가는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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