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가을 이사철, 빌라·다가구 전셋집 구해보니
기자는 가을 이사철을 맞이해 방 2개짜리 전셋집을 알아보기로 했다. 시세 정보는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단지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아파트가 아니다. 발품을 팔아야 그나마 쓸만한 정보가 나오는 빌라(연립·다세대주택)나 다가구 주택이 물색 대상이다. 장소는 서울 여의도와 가까운 영등포구 신길동, 동작구 대방동, 신대방동을 선택했다. ◇가성비 좋은 신축 빌라 어떨까? 서민에게 아파트는 여전히 '비싼' 거주지다. 8.2 대책 및 후속대책 발표 이후에도 아파트와 빌라·다가구 주택간 매매가는 물론 전세가 격차는 상당하다. 서울에서 낡지 않은 쓸만한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면, 빌라·다가구주택 보다 수억원을 더 내야 한다. "아파트 보다 저렴하면서도 깨끗하고 편리한 집은 없나?"
먼저 '네이버 부동산' '다음 부동산'과 같은 포털사이트, '직방' '다방' 등의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앱)을 뒤적였다. 신축 빌라는 부동산 앱에서 좀 더 수월하게 찾을 수 있었다. 깔끔한 내부를 찍은 사진을 올려 홍보해서인지 집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신축빌라에는 융자가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신길동에 소재한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신축빌라는 집주인들이 은행 융자를 받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중개업자는 "신축빌라의 경우, 나중에 계약이 만료된 후 나오기가 쉽지 않다. 전세보증금이 비싸고 융자금액도 많으면 방이 잘 안빠진다"며 "깨끗한 맛에 들어가긴 하는데, 아무리 좋아도 안 들어가는게 좋다"고도 했다. ◇빌라 전세, 꼼꼼이 따져보지 않으면 낭패
전세주택에 융자가 아예 없으면 좋지만, 그런 매물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와 관련 대방동 인근 ㅎ 부동산중개업자 대표 김모씨는 "빌라 가격이 50억원인데, 담보가 10억원 설정돼 있는 건 괜찮다"며 "융자 비율이 매매가의 50%를 넘으면 그땐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융자말고도 또다른 문제를 발견했다. 전세자금대출이 아예 안되는 빌라들도 있었던 것. 기자는 전세 매물을 확인하다가 신대방삼거리역 인근 방 3개 빌라(16평·53㎡)가 1억7000만원에 나온 것을 보고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다. 같은 가격대 빌라보다 방이 하나 더 많고 넓은 편이었다. ㅌ 부동산 대표는 "이 주택은 깨끗하고 지하철 역에서 가깝다"면서 "융자도 없다"고 소개했다.
대출없이 전세금을 내야해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또다른 부동산에서는 대방동 소재 2억 짜리(15평) 전세를 소개해줬다. 평수 대비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역세권이면서도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깨끗한 빌라라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이 곳은 베란다를 위법하게 개조해서 대출이 불가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렴하고 넓은 다가구 주택 구해볼까? 기자는 이번엔 연식은 오래됐지만 같은 가격대 빌라보다 훨씬 더 면적이 넓은 다가구 주택을 구해보기로 했다. '빨간 벽돌집'으로 불리는 1980년대식 다가구 주택이다.
이날 7호선 보라매역 인근에 있는 신길동 다가구 주택을 방문했다. 주택이 밀집한 조용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높은 건물도 없어서 툭 트여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20평이 훨씬 넘는데 전세가는 1억7000만원이었다. 부동산중개업자 이모씨는 "방이 3개인 매우 넓은 주택"이라며 "발코니도 확장해서 생활공간을 크게 늘렸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20~30년 된 주택이다 보니 배수관 노후, 누수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었다. 또한 최근 지어진 건물보다는 방한·방풍 기능이 떨어져 춥게 느껴졌다. '겨울 난방비가 많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가구 주택의 경우, 주차장이 없는 곳이 많았다. 그러나 마당이 있고, 빌라 대비 방과 베란다·발코니 등 공간이 넓은 것은 큰 장점이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