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제 실험] 정치권, '기본소득' 논의에 '회의적'
與 "시기상조"...野 "실현 가능성 희박 "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지난 대선 당시 대선주자들이 '기본소득제' 공약을 들고 나오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듯했으나 현 정치권에서는 해당 논의 불씨가 살아나지는 않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기본소득제 논의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아직은 회의적인 시각이 대체적이다. 전 국민에게 조건 없이 매월 일정 금액의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기본소득제'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이는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 시장은 이달 7일 한 강연에서도 "기본소득은 자본주의 체제와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종의 씨앗"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이 시장은 이를 위한 정책팀을 만들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이 시장을 만나 "기본소득 보장의 기본 정신과 취지를 최대한 살려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에서는 기본소득 도입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 문제를 두고 학계와 시민단체 사이에서 이견이 많다"며 "어느 정도 논의가 이뤄지고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가능한 문제고 정치권에서 쉽게 손대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회 복지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14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소득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해 일자리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부가 한쪽으로 쏠려있을 때 논의할 수 있는 제도"라며 "아직은 그것을 시험하거나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같은 당 한 의원은 "지금은 기본소득을 논의하기 이르지만 소득주도 성장의 한 축인 아동수당이나 기초연금 인상 등이 특정 대상과 연령대의 기본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단계적으로 지원 범위가 확대되면 차후엔 기본 소득의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
김 의원은 이어 "도입이 실현되려면 최저 생계비인 평균 250~300만원 수준의 비용이 지급돼야 한다"며 "이 재원을 마련하려면 현재 지출되는 복지 재원을 모두 거둬들여 가용할 수 있는 돈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한 의원 측은 "천연자원이나 관광수입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나라에서나 검토할 수 있는 제도"라며 "자원은 없고 수출을 통해 먹고사는 나라에서 기본소득 도입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 바도 없고 공론화하기에도 시기상조"라며 "대안으로 아동수당이나 청년수당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인데 이 역시도 현실적으로 재원 마련의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 관계자는 "기본소득은 현 복지 제도를 하향 평준화시킬 수 있는 문제라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기본 소득을 보장할지에 대한 논의가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나 대선 때 반짝 논의되는듯 하다가 조용해진 상황에서 지금은 불씨가 꺼진 듯하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