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없는 朴 재판' 선고에 영향줄까…"변수 아냐" 중론
"방어 전략 불리" "특히 증인신문서 허점 노출" "朴 목적은 판결 흠집내기…불이익 여부 무의미" 검찰, 태블릿 PC 감정 결과 법정에 증거로 제출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국선변호인단 지정 후 처음 진행된 박근혜(65) 전 대통령 재판은 결국 '궐석재판'이었다. 28일 재판은 박 전 대통령 없이 약 3시간 동안의 김건훈 전 청와대 행정관 증인신문으로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전날에 이어 출석하지 않자 "방어권 보장에 지장이 있을 수 있어 심사숙고할 기회를 줬는데 안 나왔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재판을 이어갔다. 법조계에서는 대체로 전직 대통령 재판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불출석 자체가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방어 전략, 특히 증인신문에서 허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일반 형사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자꾸 안 나오면 재판부 마음이 상대방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지만 박 전 대통령 재판은 그럴 것 같진 않다"며 "다만 변호인이 하는 증인 반대신문에서 제대로 된 전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고인은 재판 중 바로잡아야 하는 부분을 발견하면 언제든지 요청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라며 "이런 경우가 본인이 아니면 몰랐던, 변호인조차 놓치는 내용일 때도 있다. 피고인이 평소 말을 하든 안 하든 법정에 나와야한다는 게 그래서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변호인 접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국선변호인단 일원인 조현권(62·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는 전날 재판에서 "이달 3일, 13일, 20일에 접견을 원한다는 서신을 보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선변호인단으로서는 피고인과 소통없이 수사·재판 기록에만 의지해 대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불이익이 없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을 수차례 방청했다는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궐석재판을 하면 피고인이 불리한 점이 생길 수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로 국한해서 보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증인 반대신문을 할 때 변호인과 피고인이 즉석에서 상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완전히 같진 않겠지만 나오든 안 나오든 예전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관심사는 방어가 아닌 '피고인 없이 이뤄졌다'는 판결 흠집내기일 것"이라며 "궐석재판의 불이익 여부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짚었다. 한편 이날 검찰은 태블릿PC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를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문서 등의 수정, 조작은 없었던 걸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태블릿PC는 박 전 대통령 드레스덴 연설문 등과 함께 최순실씨 개인 자료 등이 담겨 있어 국정농단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가 검찰 포렌식 검증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 지난 16일 재판서 외관 검증 후 국과수에 맡겨졌다. 최씨는 이때 이 태블릿PC를 "오늘 처음 본다"고 주장했다. 국선변호인단은 국과수 감정 결과에 이의를 표시하면서 따로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