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산업기상도 대체로 '맑음'…업종별 희비는 엇갈릿듯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개띠'의 해를 맞는 우리나라 산업계 기상도는 대체로 맑은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종에 따라 희비는 엇갈릴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높다. 화학 업종은 지난해 호조세를 보이며 약진했지만 올해는 주춤하거나 저성장 기조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다수다. 조선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절벽으로 힘겨운 보릿고개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산업,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아 성장세는 지속 예측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883억달러(약 96조351억원)로 전년동기대비 56.6%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의 호조로 지난해 무역액은 2014년 이후 3년 만에 1조달러를 돌파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25년간 1위 자리를 지킨 인텔을 끌어내리고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조사 기준)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글로벌 점유율 14.5%를 기록하며 165억3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인텔은 같은 기간 13.9%의 점유율을 보이며 158억79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약진도 돋보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6.2%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70억84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산업은 올해도 호황기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다수다.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어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만큼 올해 반도체 가격 인상 요인으로 인한 실적 고공행진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유업계, 정제마진 강세 등 올해 실적도 낙관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강세와 유가 안정화 등으로 올해 실적도 낙관적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와 같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유통 가격 등을 뺀 이익을 뜻하며 마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기업의 수익이 좋아진다고 보면 된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공급감소 및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7월 배럴당 7달러(싱가포르 복합마진 기준)를 찍은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정제마진도 7달러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또 국제유가가 최조 50달러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지난해 열린 총회에서 감산 합의를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국제 유가가 올해도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파라자일렌(PX) 등 비정유 부분에서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정유업계에 고민이다. 중국, 인도 등에서 PX 등 비정유 제품 공급을 위한 생산설비가 다수 들어서 국내 정유사들이 판매하는 제품 가격 자체가 하락해 수익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화학업계, 북미발 공급 과잉에 '시황 불투명' 화학업계는 북미발 공급 과잉 등으로 시황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예상이 다수 나오고 있다. 매출 하락세 전망은 매년 에틸렌의 글로벌 수요 증가가 500만~600만t 수준으로 이뤄지는데 향후 1년간 신증설된 북미 에탄분해시설(ECC)에서 1000만t의 공급이 증가할 수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다만 북미발 수요 증가가 글로벌 에틸렌 시장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북미발 공급 과잉 우려가 없는 ABS(고부가합성수지), PVC(폴리염화비닐) 등은 구조적인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는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이 올해도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중장기 전망과 관련해서는 저유가 지속 여부 등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학 제품을 공급하는 데 있어 핵심 변수를 꼽자면 원료 가격의 상대적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제 유가가 저유가 기조를 보일 경우 미국의 천연가스, 중국의 석탄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소폭 성장 전망…통상이슈 리스크 국내 자동차업계는 올해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의 동반 성장세, 신차효과 등으로 생산과 판매 모두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에 따른 통상 이슈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산이 올해보다 5.5% 증가한 467만대일 것으로 관측했다. 내수는 1.5% 증가한 164만대, 수출은 7.0% 증가한 295만대로 예상됐다. 다만 한미FTA 재협상, 글로벌 경쟁업체의 신차 출시와 기술 경쟁 심화 등은 산업 성장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의 경우 정부의 일자리 중심 정책 기조로 민간소비가 다소 개선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내수 판매는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금리 인상, 부동산 시장 냉각 가능성에 따른 역자산 효과로 소비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조선업, 2018년에도 어려움 지속…회복세 돌입은 '희망' 조선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성장으로 해상 물동량이 늘어남에 따라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신규 수주량을 글로벌 발주 증가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증가한 1000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도 '신조선시장 2017~2029' 보고서에서 올해 발주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유안타증권의 이재원 연구원은 "신조선 시장은 올해 시작된 회복세가 2018년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황 개선에 힘입어 국내 조선 3사 모두 전년 대비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