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금강산관광, 평창 계기로 햇빛볼까
남북은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고위급회담 후속 실무회담에서 평창 올림픽 북측 대표단이 서해 경의선 육로로 방남(訪南)하는 내용 등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서해 경의선 육로 이동 방안은 이날 북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에 대해 우리 측도 전향적인 자세로 협의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측 선수단과 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은 다음달 육로로 방남하게 된다. 서해 경의선은 개성공단을 오가는 통로였다. 2003년 육로가 개통된 이래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될 때까지 총 141만명이 서해 경의선을 이용해 개성공단에 들어갔다. 같은 기간 차량은 총 85만여대다. 그러나 이 도로는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로 사실상 폐쇄됐다. 당시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한 다음날 성명을 통해 남북 관계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던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하고 '서해선 육로'를 차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처럼 2년 전 서울과 개성공단을 잇는 도로를 일방적으로 차단했던 북측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 도로의 한시적 재개통을 제안함에 따라 실제 북측 대표단이 서해 경의선으로 방남할 경우 향후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지난 10년 가까이 사실상 막혀있던 금강산 길이 열린다는 점도 주목된다. 남북은 이날 실무회담에서 올림픽 개막 전 금강산에서 남북 합동 문화행사를 열고, 원산 마식령스키장에서 비(非) 국가대표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방안은 우리 측이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의사를 타진했고, 이에 관해 북측이 이날 실무회담에서 공식적으로 동의하면서 확정됐다. 금강산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은 동해선 육로를 진행될 전망이다. 이 구간은 지난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기능이 급격히 축소됐다. 그리고 2011년 8월 금강산지구 남측 인원 전원 철수로 동해선 이용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의 행사 때만 간헐적으로 이용됐다. 다만 평창 올림픽으로 남북 경색 국면이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남북 간 입장 차이가 전향적으로 좁혀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남북은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에도 여러 회담을 계기로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관광객 안전 문제 등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나아가 북핵 문제가 국제사회 차원의 의제로 확대되면서 일각에서 개성공단 임금과 금강산관광 수입이 핵 개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고, 이 논란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 또한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핵 문제가 진전이 있어야 이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한 당국자는 "이번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육로가 다시 연결되고 금강산 관련 시설이 활용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로 연결해서는 생각하는 건 맞지 않는다"며 "정부는 여전히 북핵 문제 진전 상황에 보며 이 문제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