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인상점 '아마존고' 개장③]한국, 시범서비스 단계... '최저임금' 겹치며 부담
정부 일자리 개선 취지 역행…대기업들이 공론화하기엔 '부담'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22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무인점포 '아마존 고(Amazon Go)'를 일반에 공개하면서 '무인 슈퍼마켓 시대'를 본격화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글로벌 유통업계가 이른바 '디지털 리테일 시대'를 맞아 지각변동 중인 가운데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은 커녕 규제와 최저임금 이슈 등 정책적인 문제로 대규모 투자 결정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매장의 경계와 쇼핑의 국경마저 사라지면서 아마존 등 강력한 신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경쟁자들이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국내 유통산업 발전에 대한 미래지향적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지, 상품, 소비문화 등 과거의 장벽은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화된 외국 유통기업에는 더이상 장벽이 되지 않는다"면서 "향후 아마존 등 글로벌 유통기업과의 경쟁은 예전과 다른 새로운 형태·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은 글로벌 기업도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유통의 혁신에 능동적 대응 필요하다"면서 "개별 기업의 투자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특히 IT나 유통 등 업종간 융합 및 비즈니스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아마존의 인텔리전스 리테일링은 인공지능(AI)과 IoT 기술로 선제적인 자동구매 및 추천이 가능 한 '노력이 불필요한(Zero Effort) 쇼핑'을 지원하는 수준의 진화가 예상된다"면서 "정부 규제보다도 더 무서운 근본적인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 강력한 신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경쟁 자들이 다가오고 있는데 구시대의 시각에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도 편의점 등 무인 점포에 대한 시범서비스를 진행중이다.
대형마트의 경우도 셀프계산대 수준이긴 하지만 무인점포 관련 기술을 도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5년 영등포점에 처음으로 무인 셀프계산대를 도입해 현재 89개 점포에 총 390여대가 비치돼 있다. 지난해 무인계산대를 도입한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오픈한 양평점을 시작으로 서초점 ·김포한강점 등 현재 3개 점포에서 운영중이다. 이마트도 이달 중 성수점, 죽전점, 왕십리점에 셀프 계산대를 1~2대씩 들여 시범 운영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유통규제 기조와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 문제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상황이 무인편의점의 본격 추진을 공론화하기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면서 "무인점포는 고객편의를 도모하고 고용주의 인건비 부담을 덜겠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일자리 개선이라는 정부의 취지에는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최저임금 인상과는 별개로 무인점포는 기술의 진보에 따른 시대적 조류"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류, 담배 구입 같은 경우는 성인인증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도 완전 무인으로 운영하기는 현재로선 불가하다. 새로운 유통산업의 전략에 대해 중국이나 일본처럼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