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문화일반

문대통령이 격려 편지 보낸 '이상한 정상가족'은 어떤 책?

등록 2018-01-29 10:28:58   최종수정 2018-02-05 10:22:20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이상한 정상가족'을 읽고 저자에게 격려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책 내용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상한 정상가족'은 가족 내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인 아이를 중심에 두고 가족, 가족주의가 불러오는 세상의 문제들을 바라본 책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로 발탁된 김희경씨가 썼다.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18년간 동아일보 기자, 6년간 국제구호개발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권리옹호부장, 사업본부장으로 일했다.

2013년 울산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를 하면서 부모의 체벌에 대한 근본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모든 종류의 체벌을 없애자는 캠페인을 제안했다.

당시에 주위로부터 들었던 말은 "체벌? 에이, 나도 아이들 때린 적 있어요. 그거랑 학대는 좀 동떨어진 거 아닌가?"하는 반응이었다. 부모의 체벌을 '사랑의 매'로 여기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6년 국민 인권의식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절반 가량은 아동·청소년을 체벌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체벌은 평범한 '정상가족'에서, 학대는 특별히 문제가 있는 '비정상가족'에서 일어나는 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들은 처음부터 부모나 보호자가 아이에게 해를 입힐 '의도'로 시작된 학대는 없다고 말한다.

어른을 때리면 폭행죄로 처벌받지만 가족 안에서 이뤄진 체벌은 왜 괜찮다고 용인되는 것일까? 저자는 이러한 한국 사회 일반의 생각이 자녀를 소유물로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거나 포장된 폭력의 그 기저에는 한국의 가족주의가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associate_pic
가족주의가 제도로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여러 예시를 들어 설명했다. 가령, 기초생활수급제의 부양의무제는 극빈층이어도 허울뿐인 가족이 있으면 지원 자격이 박탈되는 점을 사례로 소개했다.

또 가족주의가 학교나 회사 등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현되는지 이야기하고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호명되는 방식을 말했다.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해 가족 안에서 개인은 보다 자율적인 주체여야 하고 느슨하게 연대하며 서로를 돌봐주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법 제안과 국외 사례 소개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김희경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가 쓴 '이상한 정상가족'을 읽고 김 차관보에게 직접 격려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이상한 정상가족'을 펴낸 출판사 동아시아의 한성봉 대표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주 금요일(19일) 대통령 비서실에서 전화가 왔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이상한 정상가족'을 읽으셨는데, 격려 편지를 보내고 싶으시다고 김희경 선생님의 주소를 물었다"고 적었다.

그는 "북받치는 감정에 울컥했다. 책 만드는 자존심이 눈물로 살아났다"면서 "사람들이 묻는다. 어떡하면 책 읽는 사회를 만들 수 있냐고. 예산을 얼마를 세워서 출판계를 지원해도, 세제의 어떤 혜택을 줘도, 백약이 무효다. 책 읽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