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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행권 갈등 '최고조'…"하나·KB 특혜채용 리스트"vs"사실 무근"

등록 2018-02-04 17:49:44   최종수정 2018-02-19 09: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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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국회서 마주친 3인. 사진은 지난해 10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왼쪽부터 함 행장, 최흥식 금감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email protected]
금감원, 지난 1일 채용비리 혐의 5개은행 檢수사의뢰
하나·KB 특혜채용 리스트 의혹 내용들 4일 흘러나와
해당 은행들 "사실 무근"반박…양측 갈등 ' 점입가경'

【서울=뉴시스】곽경호 기자 =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하나·KB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둘러싸고 가열됐던 양 측간 기싸움이 최근에는 채용비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찰 수사 의뢰로 확전됐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금융당국의 채용비리 조사 내용들이 연이어 흘러 나오면서 양 측의 갈등은 최 고조에 이르는 모습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신입사원 채용에서 특정인을 뽑기 위해 만든 ‘귀빈(VIP)리스트’ 대상이 각각 55명과 20명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이 최근 하나·국민·부산·광주·대구 등 5개 은행을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며 넘긴 자료에 이같은 특혜채용 리스트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의 경우 2016년 55명을 VIP리스트에 올린 뒤 그 해 공채에서 전원 서류전형을 통과시켰다. 이중 6명이 필기시험 합격에 이어 임원면접 점수 조작으로 모두 최종 합격했다. VIP 리스트에는 이름과 학교 등 기본 인적 사항과 추천자가 적혀 있었고 추천자는 대부분 ‘사외이사’로 기재돼 있었다는 식이다.

국민은행에서는 20명의 명단이 담긴 VIP리스트가 흘러 나왔다. 이들도 2015년 채용 당시 서류전형은 모두 통과했고 면접까지 가면 예외 없이 합격했다는 내용들이다.

해당 은행들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조사 결과를 사실상 정면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 측은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이나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 점수 조작 등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글로벌 인재나 지역 인재, 이공계 지원자 등을 우대하고 입점 대학 및 주요 거래 대학 출신을 감안하는 등 지원자의 역량, 영업의 특수성 및 경영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재를 뽑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측은 "채용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직원들은 정상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해 채용됐다"며 "향후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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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생각에 잠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email protected]
앞서 금감원은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JB광주은행,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 등 시중은행 5곳을 채용비리 혐의로 지난 1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KB국민은행은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카의 특혜 채용 정황도 포함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감원이 수사 의뢰한 내용을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채용비리가 총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이 6건이었다. 특정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은 7건이었다. 소위 '명문대' 출신 지원자 7명의 점수는 올리고 수도권 등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점수는 내리는 방식으로 합격과 불합격을 조정했다.

국민은행은 2015년 신규 채용 당시 윤 회장의 조카가 서류전형에서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에서 300명 중 273등으로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2차 면접시 최고등급을 받아 최종 4등으로 합격했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대구은행은 2016년 은행 임직원과 관련 있는 3명의 지원자가 인성점수에서 합격 기준에서 미달했음에도 간이면접에서 최초등급을 부여해 최종 합격시켰다. 부산은행은 전 국회의원 딸 2명을 특혜 채용한 정황이 포착됐고 대구은행도 은행 임직원 지인 3명을 특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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