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청탁 부인했던 최흥식, 靑까지 나서자 결국 사의
'단순히 이름만 전달했을 뿐'이라며 청탁 의혹을 강력 부인하고 오히려 하나은행에 관련 자료 요구, 금감원 내 특별조사단 구성 등 정면 돌파에 나섰지만 여론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결국 청와대까지 나서자 취임 6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은 지난 10일 터져 나왔다.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대학 동기의 아들을 내부 추천했으며 결국 합격, 현재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근무 중이라는 것이다. 최 원장은 논란 직후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있을 때 외부에서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를 전달했을 뿐 채용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금감원이 하나은행에 관련 자료가 있으면 공개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최 원장이 의혹 규명에 자신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최 원장은 금감원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본인을 포함한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엄정한 사실 규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채용비리를 감시·감독해야 할 금감원 수장이 특혜 채용에 연루된 정황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금융 부문 채용비리를 '적폐'로 지적한 만큼 청와대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류를 보이자 최 원장이 결국 자리를 내놓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최 원장 채용청탁 논란에 대해 "관련 수석실에서 살펴보고 있다"며 주시하고 있음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공기관과 금융기관부터 우선 채용비리를 근절하고 민간 기업까지 확산시켜 우리 사회의 고질화된 채용비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공정한 채용문화의 확립을 공정사회로 가는 출발점으로 여겨주길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원장은 이날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금감원장은 대통령이 임면권자인 만큼 청와대가 최 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면 최 원장의 사임이 확정된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