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이하 중견건설사, 주택경기 하강 직격탄 맞는다"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주택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두산건설 등 신용등급 BBB이하 중견 건설업체들이 수주 감소 등 그 후폭풍을 고스란히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쪼그라든 발주 물량을 놓고 주택 브랜드 파워가 강한 대형건설사들과 펼칠 수주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은데다, 사업포트폴리오도 넓지 못해 그 여파를 고르게 분산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주택경기 하강국면 진입에 따른 영향 및 건설업체별 대응능력 분석’이라는 제목의 이슈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대건설, 두산건설, 한화건설을 비롯한 주요 건설 업체들의 주택 경기 대응능력을 ▲수익성 ▲신규수주 및 외형 ▲미입주위험과 재무적 완충능력 을 비롯한 3가지 기준으로 분석했다. 분석 대상 건설사에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롯데건설▲GS건설 ▲대우건설▲SK건설 ▲태영건설 ▲한화건설▲한양▲한라▲계룡건설산업▲한신공영▲두산건설 등 16개사가 포함됐다. 보고서는 주택경기 하강에 따른 신규수주·외형감소의 영향은 ▲한신공영▲계룡건설산업▲태영건설▲두산건설 등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분석했다. 두산건설을 제외하고 대부분 건축부문 매출 의존도가 50%를 웃돌고, 지방사업 비중 또한 큰 기업들이다. 주택경기 냉각의 영향을 흡수할 사업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부실해 그 여파를 고르게 분산하기 힘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택경기 하락에 따른 수익성 하락폭은 BBB급 이하 중견 건설업체들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 3분기까지 건설업체 12개의 건축부문 영업이익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주택경기가 하강할 때는 BBB급 이하 업체들의 수익성 하락폭이 훨씬 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중견업체를 비롯한 건설업체들은 대부분 공공, 해외부문 사업환경이 개선돼지 않아 주택사업에 집중해 왔다. 올해 민간 아파트 분양계획 물량은 42만 세대로 지난 2015년에 가까운 수준이다. 반면 현대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GS건설 등은 신규수주·외형감소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주택 경기가 뒷걸음질하며 공급 물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도 중견업체에 비해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 유리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건설업체들은 지난 2015년 이후 대거 착공한 주택사업의 공사 잔고가 소진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 신규 수주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GS건설,대우건설, 한신공영, 두산건설은 미입주 발생에 따른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두산건설을 제외하고 재무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입주물량에서 미입주 위험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돈줄을 조이는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위험을 높일 또 다른 변수로 꼽혔다. 특히 두산건설은 부채비율이 200%를 밑돌았지만, 위험지역 입주물량 비중이 가장 높았다. 미입주 위험지역으로는 울산, 경상, 충청, 경기도 화성, 평택, 오산, 안성이 꼽혔다. 두산건설과 대우건설은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아 미입주 등 경기 대응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양사는 작년 9월말 기준 단기차입금 비중이 50%를 웃돌았다. 특히 대우건설은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2016년 이후 단기차입금 비중이 급격히 확대됐다. 건설업체들은 2015년 이후 차입규모를 축소한 반면, 일부 업체들은 계열사 자금지원, 우발채무 현실화 등으로 차입규모가 확대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미희 한기평 연구원은 “주택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하면 분양물량 위축으로 신규수주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건설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주택브랜드 인지도가 뛰어나고 수주경쟁력이 우수한 대형건설업체들에 비해 중견건설업체들의 입지가 더 좁아져 실적저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