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지대' 미등록 장애인 12만명…노인·1인가구↑
복지부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미등록 장애인 31% '절차·방법 몰라서'10명중 8명 만성질환…경제사정 조금 개선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지난해 추정 장애인구 가운데 12만명은 여전히 장애등록을 하지 못해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만6200여가구를 방문 면접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에는 266만8411명의 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인구 대비 장애인 비율인 장애출현율은 5.4%로 인구 1만명당 539명이 장애인으로 예상된다. 복지부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1990년 1차 조사 이후 2007년 법 개정 후부터 3년 마다 장애출현율, 장애인구 추정, 장애인 생활 실태, 복지욕구, 건강상태 등을 조사하고 있다. 추정 장애인구중 등록 장애인구는 2016년 12월말 기준 251만1051명으로 등록률 94.1%를 기록했다. 지난해 장애인 수는 2011년 268만3477명(출현율 5.61%), 2014년 272만6910명(출현율 5.59%)보다 줄었지만 등록률은 2011년 93.8%, 2014년 91.7%보다 증가했다. 여기에 '2017년도 등록장애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등록 장애인구는 254만6000여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12만여명(4.5%)은 여전히 등록을 하지 못한 상태다. 미등록 이유로는 응답자의 31.2%가 '등록절차와 방법을 몰라서'라고 답했다. 이어 '등록해도 별 혜택이 없을 것 같아서'(18.2%), '등록과정이 번거로워서'(17.0%) 등의 답변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장애등록을 하지 않은 이유로 등록절차와 방법을 몰라서가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등록에 따른 비용 부담과 과정의 번거로움인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장애등록 정보를 널리 알리고 등록과정의 이용자 편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장애인의 17.2%가 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이 있었다. 2014년 19.3%에 비해 2.1%p 감소했으나 전체 인구의 연간 미충족 의료율 8.8%보다 2배 가까이 높아 비장애인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미충족 이유로는 경제적 이유(39.3%), 교통편의 불편(25.2%), 병의원 동행자 부재(7.4%), 의사소통의 어려움(2.5%), 병의원 편의시설 부족(1.2%) 등 순이었다. 장애발생 원인은 사고 혹은 질환 등 후천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비율이 88.1%였다. 장애인 가구중 1인가구 비율은 지난해 26.4%로 처음 20%대를 넘어선 2014년 24.3%보다 높아졌다. 장애인구의 고령화도 눈에 띄었다. 장애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46.6%로 2014년(43.3%)에 비해 3.3%p 증가했다. 게다가 노인 장애인구는 우울감과 자살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장애인구의 우울감 경험률과 자살 생각률은 18.6%와 14.3%로 드러났는데 만 65세 이상으로 좁혀보면 19.0%와 15.2%로 높게 나타났다. 만 19세 이상 장애인중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비율은 81.1%로 2014년의 77.2%에서 3.9%p 증가했다. 장애인 1인당 평균 2.2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셈이다. 이는 2016년 전체 인구 평균인 47.6%, 평균 0.9개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유한 만성질환은 고혈압(44.8%), 허리·목통증(29.6%), 골관절염(22.6%), 당뇨병(21.1%) 순이었다. 고혈압 치료율은 98.5%, 당뇨병 치료율은 98.1%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80.9%가 치료를 받고 있었다. 장애인의 흡연율은 30.4%, 월간 음주율은 44.2%로 2014년 조사(32.8%, 46.1%) 때보다 낮아졌다. 이는 잠성 전체인구 흡연율 39.4%, 월간 음주율 74.5% 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장애인의 82.3%가 자신의 장애에 대한 치료, 재활, 건강관리를 포함하여 정기적·지속적 진료를 이용하고 있다. 재활치료서비스 이용률도 26.0%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장애인·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입 준비중인 재활운동·체육 지원은 87.6%가, 장애인 건강주치의제도는 55.7%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장애인들은 예년보다 일상이나 사회생활에서 차별을 더 느끼고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차별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5년 86.7%에서 2011년 80.7%, 2014년 72.6%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79.9%로 증가했다. 영역별로 지역사회생활과 결혼 시 차별경험이 증가했고 취업시와 대학교 입학시 차별경험은 감소했다. 경제 상태는 2014년보다 나아졌다. 자신의 경제 상태에 대해 상층 혹은 중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8.5%로 2014년에 비해 다소(5.9%p) 높아졌다. 다만 전체 장애인의 61.5%는 자신의 가구를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소득 가구(전국 가구의 1.5배)로 인식하고 있었다. 장애인 가구 월평균 소득은 2014년보다 8.3% 증가한 242만1000원, 지출은 11.8% 증가한 190만8000원이었다.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은 월 16만5100원으로 소폭 증가했는데 의료비 비중이 가장 크고 보호간병비, 교통비, 부모사후 및 노후대비비 등의 순이었다. 보호간병비(4.2%p)와 부모사후 및 노후를 대비해 지출한 비용(3.6%p)이 2014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취업자 비율은 36.9%로 전체 인구 취업률 61.3%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장애인이 국가 및 사회에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보장'(41.0%), '의료보장'(27.6%), '고용보장'(9.2%) 등 순이었다. 의료보장과 별개로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장애인 건강관리(장애예방 포함)'에 대한 욕구가 6.0%로 2014년 1.2%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보육·교육과 관련해서는 장애아 전담보육시설 확대(20.8%), 장애아동 발달재활사업 확대(19.9%), 특수교육 보조인력 증원(12.4%) 등에 대한 욕구가 높았다. 여성장애인은 임신·출산 관련 교육 및 정보 제공(16.0%), 자녀양육지원 서비스(13.2%), 활동지원서비스(10.1%) 등이 높게 나타났다. 장애등록 이후 복지서비스를 한번이라도 이용한 장애인은 96.0%로 2005년 조사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이용 욕구가 높은 서비스는 장애인특별운송사업(37.1%), 장애인재활병의원(36.1%), 장애인체육시설(21.0%) 등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장애인 실태조사의 결과를 장애인연금, 수당 등 소득보장 급여 개편, 장애인활동서비스 등 복지서비스 제공, 장애인 건강관리 계획 마련 시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라며 "장애인 정책 관계부처와도 공유하여 필요시 지난 3월 5일 발표한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 후속조치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