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책임 물을것" 울분 토한 삼바…"대외누설시 형사처벌" 기밀 강조한 감리위
감리위, 위원들에 취재진 접촉 엄격 통제…휴대폰 걷고 형사처벌 언급도김태한 삼바 대표 "최종결론 전 언론공개 책임 물어야" 10여분간 결백 토로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감리위원회가 17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일정에 본격 돌입했다. 감리위는 회의 참석자의 휴대전화기까지 걷어가며 보안 유지에 신경을 썼다. 외부에 정보가 노출돼 생길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취재진 앞에서 억울하다며 한참을 성토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께 정부서울청사에서 감리위 임시회를 개최했다. 이날 감리위에 국민적 이목이 쏠린 만큼 회의실 밖 복도에만 취재진 3~40여명이 몰렸다. 금융위에서는 회의실로 입장하는 감리위원들과 취재진의 접촉을 엄격히 통제했다. 위원들은 주요 안건 내용과 심의내용에 대해 비밀유지 서약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를 어기고 미공개 정보를 대외 누설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소지가 있다"며 "회의에 들어가서도 감리위원들에게 이 점을 주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감리위원들은 입을 굳게 닫고 하나둘씩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감리위원장을 맡은 김학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취재진 앞에서 지친 얼굴로 "지나가겠다"라고만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감리위원들이 언론에 노출된 것을 두고 "위원들이 지금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위원들 전원이 참석했다. 감리위원은 위원장을 비롯해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임승철 금융위 법률자문관, 박권추 금감원 회계전문심의위원,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위원인 김광윤 아주대 교수 등 당연직 5명, 이한상 고려대 교수, 정도진 중앙대 교수, 이문영 덕성여대 교수 등 민간직 3명 등 총 8명이다. 이날 감리위는 먼저 1시간 가량 회의 진행방식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참석자 개개인이 소지한 휴대폰을 전부 수거했다. 김 위원장은 대외누설시엔 해당 위원을 해촉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이후 감리위원들은 약 3시간 넘게 금융감독원 참석자들로부터 안건에 대한 보고와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서 금감원은 감리 결과 자신들이 분식회계라 판단한 근거를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측에서는 10명 내외의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다음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순서다. 김태한 사장이 직접 참석해 의견을 진술하고 위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시간이 또 2시간 가량 이어진다. 삼성측은 파워포인트까지 챙겨와 PT(프리젠테이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참석에 앞서 김 사장은 청사 1층 로비에서 취재진과 만나 금융당국을 강력 성토했다. 그는 "회의가 두시에 소집됐는데 지금 2시간을 기다렸다"며 운을 뗀 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그간 사업적 성과와 회계 처리가 결백함을 10분 넘게 설명했다. 김 사장은 특히 증선위에서 최종 결론이 나기 전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고 언론에 공표한 금감원을 겨냥, "누구인지 몰라도 큰 잘못을 한 것이다. 언젠가는 책임을 물을 거다"라고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차례가 끝나면 저녁식사를 위해 회의는 중단된다. 이후 회계법인과 감사인 등 대리인들의 의견진술과 위원들간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이날 감리위는 밤 늦게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후 10~11시께 종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논란을 심의할 당시에는 감리위만 두 달을 넘게 끄는 등 지난한 과정을 겪었다. 특히 첫 감리위 회의때는 날짜를 넘겨 새벽까지 진행되기도 했다. 이번 감리위는 더 복잡하고 중대한 사안을 다루는 만큼 갈길이 멀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