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탈의' 불꽃페미액션은…"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여성혐오와 폭력에 저항하는 행동을 하는 모임'개별 이슈에 목소리 내고 싶으면 자유롭게 참여페이스북 통해 온라인 신청서만 작성하면 가능'월경 페스티벌', '천하제일 겨털 대회' 등 개최"여성 몸에 부여된 남성중심적 '아름다움' 거부"
이들은 '여성으로서 느끼는 모든 폭력과 여성혐오에 저항하는 행동을 하는 모임'으로 자신들을 소개한다. 대표자를 내세우고 체계적으로 조직된 주류 단체들과 달리 개별 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온라인 신청서만 작성하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요구하는 개인 정보는 이름, 성별, 휴대전화 번호뿐이다. 이들의 '공동체 약속문'은 ▲상대방의 겉모습을 평가하는 발언에 유의 ▲성적 피해 경험을 듣고 피해자에게서 원인을 찾는 말을 하지 않을 것 ▲성별 고정관념에 바탕을 둔 차별적인 언행 금지 등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3일 이들은 페이스북에서 '게시물 탈환을 완료했다'는 글을 게시하고 '우리는 음란물이 아니다',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등의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여기서 말하는 '게시물'은 지난달 26일 월경 페스티벌 행사에서 속옷을 포함한 윗옷을 모두 벗은 채 촬영한 사진이다. 이들은 이 사진을 사흘 뒤인 29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하지만 페이스북 측은 유두가 드러난 해당 사진을 음란물로 규정하고 삭제 조치했다.
페이스북 측이 해당 사진을 복원하면서 항의는 일단락됐다. 이들은 게시글을 통해 "여성의 나체는 '음란물'로 규정돼 온라인 사이트에서 강제 삭제 당하거나 젖꼭지만 모자이크 처리되어 남성들의 조리돌림 감이 된다"며 "반면 남성의 나체는 '보편 인간의 몸'으로 인식돼 삭제나 모자이크 처리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경 페스티벌에서 불꽃페미액션은 여성의 몸에 부여되는 남성중심적 '아름다움'과 '음란물'의 이미지를 내팽개치고 답답한 브라를 벗어던지며 여성들의 몸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고 사진을 게시한 취지를 밝혔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의 조치는) 남성의 소비 대상으로 인식돼온 여성의 몸이 공론장에서 드러나면 안 된다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며 "상의 탈의 시위는 옷을 벗고 있든 어떤 행동을 하든 간에 나의 몸이 음란물이거나 폭력의 대상이 아니라는 급진적인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월경 페스티벌 행사가 대표적이다. 여성환경연대가 주관한 이 행사에 불꽃페미액션은 공동 주최 단체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월경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것을 주장하며 생리 휴가 등 월경을 둘러싼 제도적 장치를 함께 요구했다. 월경 페스티벌에선 '천하제일 겨털(겨드랑이털) 대회'도 열렸다. 참가자들은 '여자도 겨털이 납니다. 자 한번 보시죠', '나의 털들아 고개를 들어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자유롭게 겨드랑이 털을 내보였다. 사회적으로 '자기 관리'란 명목으로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잣대에서 자유로워지자는 취지다.
현행법은 ▲성폭행에 의한 임신 ▲유전학적·전염성 질환 등에 한해서만 임신중절을 허용한다. 이외의 사유로 중절 수술을 한 여성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시술을 한 의료진은 2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이들은 낙태죄 위헌소송 공개변론이 열린 지난달 24일 헌재 앞에서 위헌판결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모든 사람이 생명권을 비롯한 사회적 권리를 평등하게 보장받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고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