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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北, 지난해 싱가포르 거주 美사업가 통해 대화의사 전달"

등록 2018-06-18 08:22:33   최종수정 2018-06-18 08: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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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통령 사위 쿠슈너와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 나타내

쿠슈너는 직접 나서지 않고 폼페이오에게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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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8.06.16.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 개최될 수있었던 데에는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미국 금융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북미협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현직 정부 관리 소식통들을 인용해,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국 금융가 게이브리얼 슐즈가 지난해 여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에게 '북한 정부가 당신과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슐즈와 쿠슈너의 역할이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NYT는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는 했지만, 슐즈가 미국과 북한 간의 막후 협상을 시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여름, 미국과 북한은 수개월째 서로 막말에 가까운 위협을 주고 받으며 전 세계를 불안 속으로 몰아넣고 있던 중이었다.

NYT는 북한이 쿠슈너 고문을 대화채널로 지목한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점이 고려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기에 많은 당직자들이 교체됐지만, 쿠슈너는 대통령의 가족이기 때문에 혹 고문직에서 물러난다 하더라도 트럼프와 직접 연결 고리가 될 수있다고 북한이 판단했다는 이야기이다.

북한이 시진핑 중국 정부가 했던 방식을 뒤따르고자 했던 것일 수도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첫 미중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쿠슈너를 통해 막후협상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슐즈는 광산으로 수십억 달러를 번 가문 출신으로 , 그가 운영하고 있는 SGI프론티어 캐피털은 에티오피아,몽골 등 새로운 시장 개척 및 투자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트럼프 집안과는 수년 전 트럼프 측이 아시아 사업을 모색했을 당시 처음 만난 인연이 있다.

슐즈는  버락 오바마 전 정부가 2016년 대북 경제제재를 가하기 전까지는 북한에서도 소규모 사업을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개선돼 북한 시장이 개방될 경우 자신의 사업에도 이롭다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북한 해변에 세계최고의 호텔을 세울 수있다면서, '부동산 개발 관점에서 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이런 일이 현실화되면 이미 북한과 관계를 맺어온 슐즈가 사업적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NYT는 쿠슈너의 역할에 대해선, 그가 직접 북한과 접촉해 협상을 벌인 것은 아니고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슐즈가 말한 것을 전달해줬다고 보도했다. 쿠슈너가 왜 국무부 대신 CIA에 북한의 대화 의사 정보를 전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쿠슈너가 직접 나서지 못했던 데에는 당시 그가 최고 등급 보안 정보에 접근할 수있는 영구적 권한을 갖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지금까지 북미 대화를 중재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슐즈 한 사람 뿐이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북한 정부와 커넥션이 있다며 국무부에 접근한 사람이 십여명에 이르렀지만, 대부분은 별 성과가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슐즈는 NYT의 취재 요청에 "나는 나의 사업이나 개인적 관계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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