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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미 사이에서 균형외교...김일성 따라하기?

등록 2018-06-20 10: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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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중 간 무역전쟁 활용 제재 벗어나려는 의도

"김정은 목표 현재까지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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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중국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는 모습이 CCTV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2018.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오가는 '균형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이는 김일성 주석이 중국과 구 소련을 상대로 했던 '시계추 외교' 전략을 따라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북·중 관계의 긴밀한 협력과 북한에 대한 중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기습 방중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일주일 만이다. 북미 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만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을 흔들고 후방인 중국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후속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비핵화 한 판 승부를 벌여야하는 김정은이 자신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고 중국을 지렛대 삼아 협상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제재 완화와 관련해 중국의 확고한 지지를 얻은 뒤 조만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고위급 협상이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1950년대말부터 1970년대까지 이어진 '중소분쟁' 시기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중국과 소련을 상대로 했던 '시계추 외교'를 연상케한다.

 김일성은 중국이나 소련 모두 북을 버릴 수 없는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해 중국과 소련을 왔다 갔다 하면서 경제 원조를 얻어낸 바 있다.
  
 남창희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미·중 사이를 오고가는 균형외교를 하고 있는데 김일성의 '시계추 외교'와 똑같다. 중소 분쟁때 김일성이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시계추처럼 등거리 외교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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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에 있는 조선학교 교실에 9월 26일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사진이 걸려있다. 2017.11.02
남 교수는 "이는 북한의 외교의 전통적 노선으로 (등거리 외교를) 아주 잘한다. 북한이 과거에 중소 간에 갈등을 이용 외교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잘했다. 지금도 미중 간에 무역 전쟁을 활용해서 대북제재 국면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김정은이 균형 외교를 구사하는 것이 미국의 군사적 위협 못지않게 중국의 정치경제적 위협이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시계추처럼 왔다갔다하며 미국 측과의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협상력을 끌어올리고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남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 담판을 한 거이지만 전세계를 상대로 비핵화 약속을 했기 때문에 비핵화 안할수는 없고 과정이 진행되면서 몸값을 올리는 선에서 (중국을) 활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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