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최고 희생양은 유럽…WSJ '유로존 엑소더스' 가속
5~6월 유럽 주식형 펀드서 170억 달러 이탈채권형 펀드에서는 80억 달러의 순매도 발생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유럽이 미중무역전쟁에서 비롯된 십자포화의 한 가운데 갇힌 “주요 희생양(a major casualty)”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미국과 중국은 모두 유럽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두 나라가 무역전쟁에 돌입하게 되면 유럽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WSJ은 많은 투자자들이 이미 유럽 주식과 채권들을 내다 팔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과 6월 유럽 주식형 펀드에서 170억 달러가 빠져 나갔다. 또한 유럽 채권형 펀드에서는 80억 달러의 순매도가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무역갈등이 격화될 경우 국제무역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의 회복세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유럽지역의 자동차 주식들은 11%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범유럽지수인 S스톡스600 지수는 3.3% 하락했다. WSJ은 유럽이 일련의 직간접적인 무역비용을 유발시키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6월부터 EU와 캐나다,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유럽연합(EU)은 미국과 미국의 위대한 기업, 노동자에게 오랜 동안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장벽을 세웠다. 만일 이러한 관세와 무역장벽을 부수고 제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그들의 모든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은 유럽의 산업들이 글로벌 공급 체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설혹 직접적인 관세 부과를 당하지 않더라도 미중무역갈등에 따른 간접적인 타격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자료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내총생산(GDP) 중 상품 및 서비스 수출의 비중은 27%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각각 12%, 21%다. 시장조사기관인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스톡스유럽600 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전체의 24%를 차지한다. FT는 그만큼 유럽 기업들이 미중무역갈등에 취약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는 미국산 수입차에 대한 중국정부의 관세 인상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바버라 라인하트 자산배분 담당 헤드는 "다임러의 경고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무역갈등은 미국시장의 일부에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자동차는 훨씬 더 글로벌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유럽에 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계 미국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전체 수익의 53%를 미국에서 올리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매출은 6월 들어 15% 떨어졌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AG와 BMW의 매출은 각각 8.7%씩 떨어졌다. 자동차 분야는 독일 벤치마크 증시인 DAX지수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는 만일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미국이 자동차 관세 25%를 부과할 경우 유로존의 GDP는 최소한 0.3%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투자심리나 기업투자, 수출시장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은 제외한 것이다. WSJ은 무역의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이 각종 경제 데이터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유로존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5월 55.5에서 55로 떨어졌다. 이는 18개월 래 최저치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