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회담 말자던 北대표 "이런식이면 어떤 문제도 풀 수 있다"
회담 결과에 만족감 표출…회담 분위기 사뭇 유해져
【판문점·서울=뉴시스】 공동취재단 오종택 김성진 기자 = 그 사이 남북한 군사적 긴장 상황이 달라진 탓일까. 47일 만에 재회한 남북 장성급 회담 대표단은 사뭇 달라진 분위기 속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회담을 마쳤다. 남북은 31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9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비무장지대(DMZ) 시범적 GP(감시초소) 철수 등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후속회담에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담에서 47일 만에 다시 마주한 남북한 대표단은 회의 시작부터 서로 덕담을 쏟아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동보도문 채택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회담이 길어지는 듯 했으나 지난 회의보다 1시간여 일찍 회의를 끝냈다. 이번 회담에서는 앞선 회담에서 "다시는 이런 회담 하지 맙시다"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던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의 태도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당시 안 대표는 "회담 문화를 창조하고 속도에 있어서나 질의에 있어서나 내용에 있어서나 사실 모범 전투를 치뤄보자고 했던 것인데 참 아쉽게 됐다"며 “귀측의 상황 이해는 한다. 이해하는데 앞으로는 준비를 잘해 이런 일이 없게 하자"고 날선 반응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안 대표는 불과 한 달여 뒤 성사된 이번 회담에서 당시와는 180도 달라진 마무리 발언으로 또 한 번 관심을 불러 모았다. 안 대표는 장시간 회의 탓인지 안면에 피곤함이 역력한 가운데도 "이런 식으로 (회담을) 해 나간다면 그 어떤 문제도 다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오늘 북남 군부가 북남수뇌분께서 심으신 소중한 평화와 번영이라는 씨앗을 정말 잘 가꾸어서 나가려는 노력이 오늘 회담을 통해서 많이 보여졌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남측의 생각을 알았고, 우리가 생각하는 바도 남측에 충분히 전달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회담이 무척 생산적이고, 북남 겨레에게 기쁨을 주는 그런 회담이었다"고 흡족해했다. 이어 "앞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오늘 논의한 문제들은 그 하나하나가 말 그대로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북남관계사에서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그런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문제를 말 그대로 정말 심도 있게 토론했다"고 평가했다.
김도균 남측 수석대표도 안 대표의 이 같은 반응에 "아침부터 지금 종결회의 하는 이 시간까지 판문점 선언, 군사분야 합의사안에 대한 남북 군사당국이 얼마나 이행의지에 대한 고민을 해왔는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김 수석대표는 "오늘 토의한 내용을 가지고 합리적인 이행 방안을 만들어 나간다면 아마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에 남북 군사당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모로 진지한 대화가 됐다. 수고하셨다"고 끝맺음 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오후 6시40분까지 9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양측 대표단은 점심 식사도 거른 채 회담에 몰두했다. 공동보도문 채택 등의 결과물을 남기지 않았지만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대해 같은 견해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