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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밀린 '수능절대평가'…文교육공약 1호 '고교학점제'도 발목

등록 2018-08-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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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전제 수능 절대평가 중장기과제 전환

내신 성취평가제도 특목고 쏠림 우려로 속도 못내

교육부, 고교학점제 추진 미온적…2022년 전면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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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이 '수능 상대평가 유지-정시 45% 이상 선발'로 사실상 결정될 전망이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 뒤로 밀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1호 공약인 '고교학점제'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보이지 않아 사실상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고교학점제'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내건 교육 공약 1호로 학생들이 획일적인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해 원하는 과목을 이수한뒤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문제는 고교학점제가 학교현장에 안착하려면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와 수능 절대평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고교학점제가 고교현장에 도입돼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도 지금처럼 수능과 내신을 상대평가하는 상황에서는 점수를 잘받기 쉬운 과목으로 학생들이 쏠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상대평가는 다른 학생의 실패가 나의 성공이 되는 '제로섬'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목은 나머지 학생에게 기피 대상 과목이 될 수 밖에 없다"며 "물리나 경제 같은 과목은 영원히 기피 과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목표로한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가 흐려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의 발표결과 고교학점제 성공의 전제가 되는 수능 절대평가 도입은 중장기 과제로 전환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공론화위가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대입 시나리오 4가지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은 현행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현재 23.8%인 정시모집 비율을 45% 이상으로 확대하는 '1안'(52.5%)으로 결정됐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 핵심인 안은 근소한 차이로 뒤로 밀렸다. 수시·정시모집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수능 전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인 '2안'에 대한 시민참여단의 지지도는 48.1%로 집계됐다.

 고교학점제의 또 다른 전제조건인 내신 성취평가제 전환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중3의 특목고·자사고 쏠림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어서다. 현행 내신 상대평가 체제하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 특목고·자사고에서는 내신을 잘받기 힘들지만 성취평가제로 바뀌면 이런 불이익이 사라져 대입에 유리해진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추진에 뒷짐을 진 모양새다. 교육부는 연구학교를 지정해 고교학점제를 시범 적용하고 2022년 제도개선을 거쳐 전면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지난 1월 시·도별 지정 절차를 거쳐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총 105개교를 선정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겠다는 방침은 사실상 정책추진이 힘들어진다.

 정부가 2022년 고1부터 고교학점제를 도입해도 실질적으로 학교현장에 적용되는 것은 이듬해인 2023년이다. 고1은 교육과정상 공통과목을 이수해 고교학점제는 실질적으로 고교 2~3학년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문 대통령 임기중 일부 연구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고교학점제를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국민들에게 지지를 가장 많이 받았던 대선 교육공약인 고교학점제가 사실상 폐기 수순으로 돌입할 것"이라며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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