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순천대 등 부실대학 12곳 '방만운영이 부른 참사'
호남최대 사학·국립대 지위에 안주해 '호위호식'학생정원 7~30% 감축·재정지원 제한 등 불이익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대학 살생부'에 이름이 오른 광주·전남지역 대학 12곳이 '부실대학'이라는 오명과 함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혹독한 시련을 맞이하게 됐다. 23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 광주·전남지역 대학 12곳이 역량강화와 재정지원제한 유형Ⅰ·Ⅱ 대학으로 분류됐다. 최상위 등급인 자율개선대학 이하 등급으로 학생 정원 감축과 정부의 제정지원 및 학자금대출 제한 등 2019년부터 3년 동안 막대한 불이익을 받는다. 유형별로 조선대, 순천대, 남부대, 송원대, 세한대(이상 4년제 일반대)와 목포과학대, 조선간호대, 동아보건대, 한영대(이상 전문대) 등 9곳이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됐다. 고구려대는 재정지원제한 유형Ⅰ, 한려대와 광양보건대는 최하위 등급인 재정지원제한 유형Ⅱ 대학으로 평가 받았다. 이번 평가에 정성지표 비중 증가와 지방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으나 대학운영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조선대의 경우 대학 안팎에서 방만한 운영이 수 년전부터 지적돼 왔으나 효과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1946년 민립대학으로 출발한 조선대는 호남지역 최대 사학으로 인재육성의 큰 축을 담당해 왔으나 "교직원의 연봉이 가장 많고, 학생 등록금도 가장 높아, 주인 없는 대학답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최근까지 조선대에서는 교원 1979명과 행정직원 688명의 인건비 1096억원이 매년 지출됐다. 등록금 수입대비 인건비 비율이 70.57%에 달하고, 1년 결산액대비 인건비가 45.7%를 차지한다. 조선대는 역량강화 등급에 따라 학생 정원의 10% 감축을 권고 받았다. 올해 신입생 정원이 4300명인 점을 감안하면 430명을 줄여야 한다. 감축한 학생 수 만큼 등록금 수입이 줄어 재정운영에 막대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전남지역 국립대 중 유일하게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못한 순천대도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국립대라는 지위에 안주해 호의호식하며 대학의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학생역량을 키우지 못했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순천대의 올해 신입생 모집정원은 1618명으로 교육부는 10% 감축을 권고했다. 순천대 관계자는 "정성평가 지표인 학생역량지원과 취·창업지원 분야에서 점수를 낮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 재정을 감안해 구체적인 학생 정원 감축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된 남부대와 송원대의 신입생 모집 정원은 각각 758명과 800명이다. 재정지원제한 유형Ⅰ인 고구려대와 최하위 등급인 재정지원제한 유형Ⅱ 분류를 받은 한려대와 광양보건대는 혹독한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할 처지다. 학생 정원 감축 규모는 고구려대가 10%, 한려대와 광양보건대는 무려 30%에 달한다. 특히 이들 대학은 정부 재정지원은 물론 학자금대출까지 중단돼 사실상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달 10일부터 2019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이 시작돼 이번 진단평가 결과가 곧바로 효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신입생들이 부실대학으로 분류된 대학에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자율개선대학,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학자금대출 제한대학 등 명단을 공개한다. 교육부는 가결과에 대한 대학별 이의신청을 검토를 한 뒤 이달 말께 최종 결과를 확정한다. 광주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정원 감축에 재정지원과 학자금대출까지 제한을 받으면 사실상 학교 운영이 어렵다"며 "하위 등급을 받은 대학들이 다음 평가까지 3년 동안 견뎌낼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