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예산안][일문일답]김동연 "경제 위기상황 아냐…비관적 견해 옳지 않다"
"올해·내년 세수여건 좋다""최저임금 인상 고용에 부정적 영향"
김 부총리는 정부가 28일 발표한 2019년도 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2009년 이후 최고의 예산증가율을 잡은 것은 현 상황이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위기라고 생각해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부총리는 "성장이나 고용 상황을 놓고 볼 때 결코 경제위기 때와 지금을 비교할 수는 없다"며 "최근 고용과 분배 상황의 어려움 때문에 우리경제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확장적 재정편성 배경에 대해 "경제사회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고 정부 재정뒷받침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을 때 편익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와 금년, 내년 세수상황도 비교적 좋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용부진에 대해서는 "구조적 원인, 경기적 원인, 일부 정책 효과가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온 것" 등 세가지를 제시하며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자나 사업자 소득을 늘리고 우리사회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용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2009년 이후 최고 예산증가율이다. 현 상황이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위기라고 본 것인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총지출증가율 9.7%로 가져왔지만 경제위기 때와 같은 위기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경제성장률은 1998년 IMF 위기 때 –5.5%를 기록했고, 국제 금융위기를 겪은 뒤인 2009년에 0.7%였다. 그런데 지난해 성장률이 3.1%였고, 금년 상반기 성장률은 2.9%다. 1998년 취업자 증가 수는 –128만명, 2009년에는 –9만명이었다. 작년 취업자 증가 수는 32만명이고, 금년 상반기는 14만명이다. 물론 7월 숫자가 특히 좋지 않아 대책을 만들고 있지만, 성장이나 고용 상황을 놓고 볼 때 결코 경제위기 때와 지금을 비교할 수는 없다. 우리경제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지금의 한국경제를 만들었다. 거시적으로 지난해 3.1%, 올해 2.9%로 잠재 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대내외 위기요인들을 나름대로 관리하고 극복해왔다고 생각한다. 고용, 분배악화, 대외통상 문제, 통화정책 등 앞으로 헤쳐 나가야할 일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우리경제에 대한 희망을 갖고 정책 추진을 통해 잠재성장률 대 또는 그 이상의 성장과 경제체질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근 고용과 분배 상황의 어려움 때문에 우리경제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제는 심리다. 우리경제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생각을 국민과 기업, 시장이 같이하면서 정부 정책에 협조해주길 당부한다." -경제위기도 아닌데 이렇게 큰 총지출 증가율이 정당화될 수 있나. -일자리 예산이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고용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다. 내년 일자리 예산의 차별점이 있다면. "내년 일자리 예산은 22% 확대한 23조5000억원이다. 노인과 여성, 장애인 등 고용취약계층에 대한 직접 일자리 창출에 신경을 많이 섰다. 그렇지만 시장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여건 조성에도 예산을 많이 투자했다. 예를 들면 고용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실업급여 확대와 기간 연장, 전직훈련 지원, 신중년 재취업 직원 등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여러 사업을 포함시켰다. 7월 서비스업 일자리는 시설관리, 도소매숙박 등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사회서비스나 공공서비스 쪽에서는 좋은 흐름을 보였다. 사회서비스 확충에도 신경을 쓰겠다. 일자리 예산 외에 혁신성장 관련 예산인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부문과 R&D 부문 등도 궁극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예산 편성의 4가지 큰 방향 중 일자리 창출 외에 혁신성장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 소득 분배 개선 및 사회안전망 확충, 삶의 질 개선 이 세가지도 결국에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도록 신경썼다." -기존 일자리 사업 집행률이 저조해, 실효성 측면에서 지적이 있다. 예산 총액을 또 늘리는 것이 바람직한가.
-고용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일부 정책 효과가 바람직하지 않게 나온 것이라고 했다. 부연 설명을 한다면. "정부 정책 추진에서 신경써야할 하나는 시장과의 호흡, 시장의 수용성이다. 과거 예를 보면 정책 문제의식과 방향, 목표, 예산이나 인적자원 등 자원의 배분이 전부 잘 됐다고 해도 의도한 정책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최근 일부 정책 중에는 시장 수용성 측면에서 짚어 봐야할 것들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 문제에서는 사회안전망이나 고용안전망이 많이 부족한 상태고 총 취업인구 중 자영업자가 21%가 넘는 570명 정도라는 시장의 현실, 일부 사업주 입장에서의 최저임금 인상 수용성 여부 등을 같이 봐야한다는 측면이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자나 사업자 소득을 늘리는 측면, 그것을 통해 우리사회의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용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런 점에서 최근 고용이 어려운 상황은 크게 구조적 원인과 경제적 원인이 맞물려 작용했지만, 정부가 추진한 일부 정책 중 시장수용성이 덜했던 부분들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 있었다." -정부가 혁신성장을 강조하지만, R&D 예산은 7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R&D 하시는 분들 숙원과제 중 하나가 예산이 20조원을 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내년에는 20조4000억원 정도했으니 나름대로 숙원을 풀었다고 생각한다. R&D는 총량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정말 도움되는 예산을 짜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내년 예산 편성에서는 추가되는 예산들이 국민 삶의 질 향상, 일자리 창출, 경제 역동성 제고, 소득 분배 등에 도움되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지출 구조조정을 13조원 가까이 한 것은 예산 사업 안에서 엄청난 질적 구조조정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R&D도 예외는 아니다. 여러 사업의 재점검과 우선순위 재매김이 있었다. 혁신성장 예산은 옛날에 하던 식으로 규모가 얼마나 될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큰 꼭지만 봐도 R&D가 20조원 이상이고, 플랫폼 경제와 8대 선도사업에 5조1000어권을 배정했다. 산업분야는 전체 예산 증가율이 14.3%로 가장 높다. 이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혁신성장의 철학이 예산 편성에 반영됐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