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사도 방준석, 짐머·허위츠 이어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회째인 올해 바통을 이어받을,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음악감독은 누구인가. 일년 만인 10월 6~7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으로 돌아오는 이 페스티벌에서 영화 음악감독 방준석(48)이 '라이브 인 콘서트'를 마련한다. '쌍천만 영화'로 통하는 '신과 함께-인과 연'과 '신과 함께-죄와 벌'을 비롯해 '사도' '베테랑' '라디오스타' 등 한국 영화 50여 편에 참여한 음악감독이다. 청룡영화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에서 음악상을 휩쓸었다. 그는 이번에 오케스트라와 밴드, 국악기가 어우러지고 스페셜 게스트 배우가 함께하는 무대를 꾸민다. "오롯이 영화 음악에 집중하는 공연이 국내에 드물었잖아요. 그런 면에서 마음에 들었어요. 아직도 겁이 나기는 하는데 기대가 커요." 공연은 방준석의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나열하기보다 집중력 있게 몇몇 레퍼토리에 무게 중심을 둔다. '신과 함께-인과 연'과 '신과 함께-죄와 벌' 그리고 '아모리-만조상해원경' 등으로 기억되는 '사도'를 중심에 두고 '럭키' '베테랑' 등이 공연을 환기한다. 극장이나 공연장이 아니라 야외에서 들려주는 음악인 만큼 기술적인 부분도 톺아보고 있다. "주파수가 한정돼 있으니 편곡뿐만 아니라 사운드 디자인에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어요." 방준석은 대중음악계 전설로 통하는 블루스 록 2인 밴드 '유앤미블루' 출신답게 영화 음악감독 중 공연 현장을 가장 잘 안다. 1990년대 홍대 앞 문학과지성사 지하에 있던 클럽 '블루데빌'에서 음악을 시작한 그다. 이번 공연 기획사 프라이빗커브 김지연 대표와도 당시 만났다. '자우림' 등 밴드가 이곳에서 공연했다. "김 대표님은 지향점이 명료해 말을 안 해도 소통이 돼요.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에도 동의하는 무엇이 있었죠. 여유를 가지라고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직접 그것을 찾아가는 단계의 움직임이 좋다고 봤어요." 방준석의 스펙트럼은 넓다. 백현진과 결성한 프로젝트 듀오 '방백(bahngbek)'으로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국립국악원과 김태용 감독이 손잡은 작품으로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 11월 재공연을 앞둔 '꼭두' 음악 작업에도 참여했다. 그는 블루데빌에서 '관객 한 명'을 앉혀둔 채 공연할 때를 떠올리며 웃었다. "음악 작업에 원칙은 따로 없어요. '제가 즐거우면 남도 즐겁다'는 것이죠. 결국은 제 몫이에요." 방준석의 향후 스케줄은 빠듯하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여는 물론 10월13~14일 방백 콘서트도 앞두고 있다. 특히 6월24일 강원 철원 고석정에서 펼쳐진 '제1회 DMZ 피스트레인(Peace Train) 뮤직페스티벌'에서 방백의 콘서트가 큰 주목을 받은 만큼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도 남다르다. 방백은 방준석, 백현진 외에 밴드 형태로 공연하는데 색소포니스트 손성제, 베이시스트 서영도, 드러머 신석철, 건반 윤석철, 임가진 서울시향 제2바이올린수석 등 어벤저스급 연주자들이 뭉쳤다. "영화 작업을 하다 방백 작업을 하면 새로운 시각이 열려요. 설계 없이 시작하는 작업이라 일종의 용광로 같죠." 방준석은 한국 영화 음악 현실에 대해 평소 해온 깊은 고민도 털어놓았다. "퀄리티가 높은 결과물이 나오기 위해서는 그 만큼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 )제작사들의_ 인식은 그렇지 않다"는 아쉬움이다. "영화 음악 예산이 기능적으로만 편성되거든요. 가성비만 따지죠. 품질을 단번에 낼 수 있는 만큼 토양이 쌓인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100억짜리 영화든, 200억짜리 영화든 영화음악 작업에 투입되는 돈이 얼마 차이 나지 않아요. 관객도 좋은 걸 알아요. 맨땅에 헤딩하는 시절은 벗어나야죠." 좋은 영화음악은 멜로디만 좋다고 기억되는 것이 아니다. 영화 자체도 좋아야 한다면서 웃었다. "영화에서 음악이 따로 들리면 안 됩니다. 함께 가야죠." 한편 이번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에는 지난해 10월 개봉 마니아층 지지를 끌어낸 퀴어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필름 콘서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도 마련된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