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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변화가 답이다⓶]시행착오만 수백 년, 유럽서 배우다

등록 2018-09-29 09:06:23   최종수정 2018-10-08 09: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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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과 자율성의 미학에서 움트는 창의교육 '프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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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뉴시스】인진연 기자 = 프랑스 파리 외곽 보비니 지역에 자리 잡은 공립대안학교인 마리퀴리 초등학교의 수업모습. 2018.09.29  [email protected]
【프랑스 파리=뉴시스】인진연 기자 = 충북 대안 교육 연구단이 프레네 교육에 주목하는 이유는 '공교육 안에서의 대안적인 교육'으로 출발했다는 데 있다.

 같은 공교육 개혁 모델이지만, 발도르프 학교는 기존의 학교체제 밖에 있는 별도의 사립학교 형태로 설립된다는 점에서 프레네 교육과는 차이가 있다.

 프레네 교육은 기존의 공립학교를 프레네 방식으로 바꾸거나, 교사가 학급에서 프레네 방식을 실천하는 형태로 이뤄져 다양한 방식의 접목도 가능하다.

 파리 외곽 보비니 지역은 프랑스에서 대표적인 서민주거지역에 속한다. 이곳에 자리 잡은 공립대안학교인 마리퀴리 초등학교는 전교생 280명의 크지 않은 학교이지만 학생들의 국적은 프랑스를 제외한 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망라돼 있을 정도다.

 프레네 교육의 가장 중요한 핵심 목적은 시민의식과 평화를 위한 교육이다.

 1896년 프랑스 남부지방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프레네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부상을 당한 뒤 그 경험을 토대로 어린이들에게 복종하는 교육을 철폐하자는 의식을 갖게 됐다.

 이후 한 사람의 의견을 따르기보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시스템 만들고자 1966년부터 일생을 일선 교사로 재직하며 현재의 프레네 교육을 완성했다.
 
 베로니케 교장은 프레네 교육프로그램 중 중요한 하나는 자유 글쓰기와 이를 엮은 인쇄물 만들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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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뉴시스】인진연 기자 = 프랑스 파리 외곽 보비니 지역에 자리 잡은 공립대안학교인 마리퀴리 초등학교가 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교재 중 일부 모습. 2018.09.29  [email protected]
이유는 본인의 글을 공책에 남기는 것보다 함께 보여주고 공유하고 나누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자유 글쓰기를 통해 추상적인 내용을 본인 스스로 구체화할 수 있고 글의 '기승전결'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된다.

 표현력은 자연스럽게 향상되며 공유하는 과정에서 발표력과 상호 소통의 방식도 얻게 된다.

 다음은 '과목 만들어가기'로 처음부터 하나의 과목을 따르는 것이 아닌 자신들이 시험해 보면서 자신만의 과목을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다음 단계는 개별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학교 내 모든 단체나 그룹은 정해진 프로그램이 아닌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행하는 과정이 거친다.
 
 이 과정은 개별화된 학습과 테스트를 거치며 나뉘는 레벨에 따라 또다시 새로운 방법들을 창출하는 과정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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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뉴시스】인진연 기자 = 프랑스 파리 외곽 보비니 지역에 자리 잡은 공립대안학교인 마리퀴리 초등학교의 운동장에 아이들의 학습을 위한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2018.09.29  [email protected]
이런 과정을 거치며 함께 배우는 학습시간 속에서도 개별화된 과제를 동시에 이행한다.

 자유 의지를 중요시한 프레네가 강조한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통해 길러진 민주적인 아이들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반세기 만에 교육의 주체로 자리 잡은 셈이다.

 직접 참관한 수업 모습도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생경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일방적으로 수업을 이끌어 가는 우리나라의 수업방식과는 다르게 학습시간에 교사는 학생들을 지켜보며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조언만 할 뿐이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동 작업을 통해 상상력을 동원하고, 관계성을 형성하는 것도 수업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억지로 시키면 하는 척만 하지만 스스로 활동을 선택하게 하면 의견을 교환하며 자발적으로 익히게 된다. 정답을 주는 경우는 없다. 스스로 정답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목표다."

 교사는 아이들이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북돋아 주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역할을 맡는다.

 각자의 학업능력과 관심도가 모두 다름을 인정하기 때문에 가능한 수업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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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뉴시스】인진연 기자 = 프랑스 파리 외곽 보비니 지역에 자리 잡은 공립대안학교인 마리퀴리 초등학교의 수업 모습. 2018.09.29  [email protected]
수업시간에도 그룹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아이들은 '이건 내가 할 줄 아니까 내가 도와줄게. 같이해보자'는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기는 지적 교류가 끊이지 않는다.

 수업시간을 이끌어 가는 중심축이 교사가 아닌 아이들 스스로인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민주적인 토론에 익숙해지면서 상의하고 결정을 내리는 법을 배워나간다.

 또, 자신이 원했던 결과가 아니거나 소수의 의견이더라도 스스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반복하며 성숙한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토대를 형성된다.

 베로니케 교장은 "아이들이 동기를 자발적으로 이끌어내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자유 글쓰기를 통해 사물과 사건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사고의 폭을 넓히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는 아이들이 느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자유로이 표현하게 하려 노력한다"며 "결국 학습은 양이 아니라 스스로 동기를 찾아 자율적인 방식으로 수행하는 데서 학습 효과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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