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그동안 형사연기 네차례 "암수살인 같은 형사는 처음"
김윤석(50)은 10월3일 개봉하는 영화 '암수살인' 중 자신의 캐릭터를 이렇게 요약했다. 감옥에서 추가 살인 7건을 자백하는 살인범, 그 자백을 믿고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를 다룬 범죄 실화극이다. 영화 '봄, 눈'(2012), '반짝반짝 두근두근'(2014) 등을 연출한 김태균(58) 감독의 신작이다. 김 감독은 2012년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를 우연히 봤다. 파렴치한 살인을 저지른 범인과 그를 쫓는 형사 에피소드를 접하고 취재를 위해 다음날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갔다. 사건 담당 형사를 만나 범행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현장으로 향했다. 이후 5년에 걸친 끈질긴 인터뷰와 꼼꼼한 취재 끝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 "우리나라 형사물에서 고도의 심리전과 두뇌싸움으로 승부를 거는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이런 영화가 나올 때가 된 것 같다. 이 작품이 가진 색깔이 선명하다. 영화와 책을 둘 다 보는 느낌도 들 것 같다. 관객들에게 볼 만하고 좋은 영화라는 이야기를 꼭 듣고 싶다." 김윤석은 "암수살인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다"며 "뉘앙스도 묘하다 싶었다. 이 작품을 하기 전에는 전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를 하면서 암수살인을 알게 됐다. 어떻게 보면 실종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실종도 신고를 해야만 실종자를 안다는 것이다. 실종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실종이 없는 것이 되어버리고 아무도 모른다." "태오가 대화를 안 하겠다는 순간부터 끝이다. 그가 입을 닫는 것을 가장 무서워 하고, 채찍과 당근을 번갈아 쓰면서 태오가 입을 열게끔 한다. 그것이 실종됐는지 살해됐는지 모르는 피해자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김형민 형사 같은 사람이 실제로 옆에 있으면 좋겠다. 소신을 조용히 지키고 잘난 척도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상이 아름다워질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주지훈(36)을 칭찬했다. 살인범 '강태오'로 분한 주지훈에 대해 "완전히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다가왔다. 그 마인드로 강태오라는 캐릭터에 뛰어들었다"고 치켜세웠다. "주지훈이 한 번도 안 써본 부산 사투리를 소화해야만 했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위경련으로 응급실에 간 적도 있다. 나는 주지훈이 배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지해줬다." 작품 선택 기준은 극본이다. "시나리오를 보내지 않으면 절대 작품을 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시나리오이고, 그 다음이 배역이다. 새로운 해석이 없는 영화라면 굳이 할 이유가 없다. 중요한 것은 역할이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얼마나 새롭게 선보이고 해석할지 여부인 것 같다." 대중들에게 가장 받고 싶은 평가는 "김윤석이 출연한 작품은 '믿고 본다'는 믿음 같은 게 더 생기는 것"이다. "본인이 생각해도 창피한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부끄럽고 미안하겠느냐. 관객들이 내가 나온 작품을 신뢰해주면 좋겠다. 정말 좋은 영화에 출연해줘서 너무 좋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