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급락'…일본펀드 괜찮을까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4개 일본펀드는 지난 12일까지 한 달 동안 0.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대안 투자처로 떠오른 베트남(–3.55%)과 북미펀드(-4.22%)가 같은 기간 나란히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다. 일본펀드는 그동안 엔화 약세로 닛케이225지수가 오른 덕에 꾸준히 이익을 냈다. 지난 3일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14.08엔을 기록해 엔화 가치가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는 일본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실적 개선의 토대가 된다. 앞서 2일엔 도쿄 닛케이225 지수가 2만4448.07에 마감해 1991년 이후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진행된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 아베 신조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해 '아베노믹스'의 한 축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 등 통화 완화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2일 개각을 단행하면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유임을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증시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증권업계는 일시적이기보다는 추세적 흐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닛케이지수는 이탈리아 예산안 우려와 미 국채금리 상승, 미중 무역분쟁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지난 3일 이후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 마감했다. 특히 전날 닛케이지수는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13일 "무역협상에서 어떤 나라와도 환율문제를 논의할 것이며 일본을 예외로 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한 영향에 전 거래일보다 400포인트 넘게 빠진 2만2271.30으로 장을 마쳤다. 현지 언론은 므누신 장관의 발언으로 엔고 현상이 가속화돼 수출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BOJ는 목표인 0.0% 금리를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연 60조엔 규모로 자산을 매입해왔다"며 "그러나 지난 7월 목표금리 허용범위를 확대하면서 60조엔 보다 적은 규모로 자산을 매입해 정책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이는 엔화 강세(달러 약세)를 전망하는 근거"라고 덧붙였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도 "일본은행이 사야할 부분은 거의 다 채워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일본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도 양호해 그간 의도적으로 엔화를 약세로 미뤄낸 정책이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은 일본 증시가 엔저 덕에 상승하던 효과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엔·달러 환율은 올 4분기엔 평균 111엔 수준으로, 내년에는 106엔이나 107엔까지 하락할 전망"이라며 "내년 시장이 위험자산으로 쏠리거나 일본 경제가 망가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