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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환경부 블랙리스트' 임원들 "압박 없었다…임기 다 채워"(종합)

등록 2019-01-07 18:27:50   최종수정 2019-01-14 10: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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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배 본부장 "문제 공무원 징계 조치일 뿐"

"진행하던 사업도 있어 오히려 임기 1년 연장"

"이진화 거짓말…폭행 전력 있어 걸러졌을 것"

이진화 "법적다툼 중…세월 흐르면 가려질 것"

박응렬 본부장 "사퇴 압박 없었고 계속 일해"

김용진 전 본부장 "압박으로 느낀 요소 없어"

"임기 채워서 블랙리스트라고 할 게 없는 듯"

권영석 前본부장 "임기 마치고 후임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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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김용남 전 의원이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사건팀 = 최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사퇴 압박이 없었다는 일부 해당 임원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정주 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본부장, 이진화 국립공원관리공단 전 상임감사와 상반된 목소리다.

김상배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본부장은 7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사퇴 압박은 없었다"면서 "블랙리스트 같은 것은 전혀 생각 안 해 봤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자유한국당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이 공개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여기서 김 본부장은 '현재 상황'에 '사표 제출'로 명시돼 있다. 

김 본부장은 "고위공무원들은 재산 상황 등 검증을 주기적으로 받는다. 실국장들도 전부 그렇다"며 "저는 그런 차원에서 공직 검증을 새로 받아본다는 차원에서 (사표를)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무원들은 공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비리라든가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사람들에 대해 징계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거기에다가 정치 성향 같은 걸 집어넣어서 '디스'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임기가 1년 연장(기존 2018년 6월까지)되면서 현재도 본부장직을 수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후임자도 마땅치 않고, 진행 중이던 사업도 있어서 연장됐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통화에서 이진화 전 상임감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전 상임감사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께 박천규 환경부 차관(당시 환경부 자연보전국 국장)이 조계종 총무원 고위 관계자에게 찾아가 자신이 사퇴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진화) 감사 같은 경우 폭행으로 그 전 정부에서 벌금까지 받은 전적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걸러지는 것"이라며 "그 양반도 사퇴 압박을 안 받았고, 임기를 넘어서 근무를 했는데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감사는 2016년 9~10월 감사를 하던 공단 직원에게 강제 음주를 권하고 다른 직원들에겐 폭행·폭언 등을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상임감사는 "음주 강요는 무혐의가 나왔고, 폭행 등은 (벌금을 받은 게 아니고) 현재 법적다툼이 진행 중이다. 그런 일 때문이었으면 내가 임기를 채웠겠는가. 1월25일에 그만두려는 심정이었고 후임이 오기 전까지 관두면 안 된다고 해서 일했을 뿐"이라며 "세월이 지나면 진실은 다 가려지게 돼 있다"고 반박했다.

이 전 상임감사는 임기보다 약 6개월을 더 한 지난해 7월23일에 퇴사했다. 그는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지 말라"면서 "7월23일에 출근했더니 새 사람이 온다고 해서 바로 퇴근해서 왔다"고 말했다.

박응렬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본부장과 김용진 전 환경산업기술원 사업본부장도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사퇴 압박은 없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동향 문건의 '현재 상황'에 '사표 제출', 김용진 전 본부장은 '후임 임명시까지만 근무'로 돼 있다.

박 본부장은 "사퇴 압박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2017년 5월에 퇴임이 예정됐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인사 이동이 전면 중단됐고, 그대로 일했다"고 설명했다.

김용진 전 본부장 역시 "압박으로 느낄 만한 요소가 없었다. 난 임기를 다 채우고 나왔다"며 "'2+1'로 계약했는데, 2년 일하고 나서 후임자가 늦게 와서 계약대로 1년 더 채웠다. 임기 채우고 나왔는데 블랙리스트라고 할 만한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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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김용남 전 의원이 지난해 12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의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2018.12.26.   [email protected]
문건에 '사표 제출'로 돼 있는 권영석 전 한국환경공단 환경시설본부장은 "임기를 다 마치고 후임이 선임되기까지 기다렸다. 사퇴 압박을 받은 적은 없다"며 "김현민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의 경우 임기를 마치기 전에 나오게 돼서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김 감사는 9월에 사표를 낼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전 본부장은 임기를 모두 채우고도 8개월 더 자리를 유지한 후 지난해 2월에 퇴임했다.

김 전 감사는 통화에서 "(블랙리스트에 관해서는) 더 말하기 싫다"고만 말했다.

권경업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사퇴 압박은 아예 없었다"며 "나는 임명된 지 1년쯤 지난 사람이기 때문에 있으려야 있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동향 문건에 '現(현) 정부 임명'으로 돼 있다. 그는 임기가 2020년 11월까지이다. 

자유한국당은 환경부가 '문재인 캠프' 낙하산 인사를 위해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박천규 차관 등 관계자 5명을 지난달 27일 고발했다.

김정주 전 본부장과 이 전 상임감사는 자신들이 각각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의 비례대표, 부대변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정주 전 본부장은 지난 4일 서울동부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후 취재진에게 "내가 문재인정부 환경부 블랙리스트의 처절한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는 "본부장 임기를 다 채우고 나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정권이 바뀌면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 보직까지 해임시켰다. 사업본부도 있는데 기술본부만 업무추진비 등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김정주 전 본부장은 2014년 8월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본부장을 시작해 문재인정부 출범 3개월 후인 2017년 8월까지 3년의 임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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