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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리 아닌 인간윤리 문제, 토니 밀리건 '채식의 철학'

등록 2019-02-12 06:43:00   최종수정 2019-02-18 10: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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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SNS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개나 고양이 사진·영상이 많다. 거리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고기를 먹는 관행을 고수하며, 식용으로 사용되는 동물 도살이 이어지고 있다.

스코틀랜드 철학자 토니 밀리건이 쓴 '채식의 철학'은 채식과 동물 윤리 문제를 고찰한 책이다. 동물권 논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해악, 잔혹함, 관심, 야만성, 복지 등 다양한 윤리적 개념을 짚는다.

밀리건은 완전채식주의자다. 수렵·채식인이나 소규모 자작농의 육식 관행이나 가난한 지역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육식 등을 옹호한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서구 국가 사람들이 고기를 먹는 것은 이와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한다. 전통이나 공동체 의식에 따르는 육식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육식이 과연 그것에 필수 요소인지를 되묻는다.

채식이 윤리적 문제인 동시에, 일상의 습관이나 인간이 다른 생물과 관계를 맺는 방식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육식과 채식에 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인간이 아닌 것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 모두가 채식주의자라면 야생동물은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을 것이고, 현재 가축으로 사육되고 있는 동물들도 비록 매우 다른 삶이지만 여전히 이럭저럭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오늘날 사육하고 있는 가축들은 대부분 결코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그리고 특히 우리의 육식 관행 때문이다. 만약 그러한 관행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사육하는 가축은 대부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책을 번역한 김성한 전주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책의 원제는 '동물권을 넘어서'(Beyond Animal Rights)"라며 "채식은 단지 '동물의 권리'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윤리'와 관련된 문제이므로 동물의 권리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더 폭넓게 생각해야 한다는 밀리건의 주장을 담고 있다"고 했다.

"동물과 채식의 문제를 다루는 책을 처음으로 읽는 독자의 경우 왜 하필이면 이와 같은 주제를 선택했는지 맥락을 가늠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주제는 동물 문제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가 이루어진 이래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쟁점이 되었던 내용들이다. 아마도 동물 문제를 다룬 서적들에 관심을 가지고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동물 윤리에서의 가장 중요한 쟁점을 다루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260쪽, 1만6000원,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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