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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휴업 vs 자율 등원" 광주 사립유치원 '보육 대란' 초읽기

등록 2019-03-03 14: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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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광주지회, 강성파 중심 95% 개학연기 찬성

눈치보기 속 자율 등원 인정 "파장 크지 않을 수도"

일부는 어린이집 겸영, "2월 미리 개학" 소문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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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아교육 사망선고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2.25.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국내 최대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도입 등에 반발, 무기한 개학 연기와 폐원 투쟁을 선언한 가운데 한유총 소속 광주지역 사립유치원들이 집단휴업 여부를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어 보육대란이 중대 기로에 놓여 있다.

그러나 학부모 불편과 원아들의 교육권 보장 차원에서 집단 행동에서 이탈하는 사립유치원이 늘고 있는 데다 유치원과 함께 어린이집을 공동 경영하는 곳이 적지 않고, 이미 2월 중에 앞당겨 입학식을 치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치원 돌봄 파동이 예상보다 심각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3일 광주·전남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교육 당국의 개학일 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사립유치원은 모두 58곳에 이른다.

개학 연기를 결정한 곳은 엘씨아이(LCI) 수완유치원 한 곳이고, 교육청 현황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유치원은 57곳이다. 개학연기, 무응답 유치원 모두 광주지역 유치원들이다. 광주지역 전체 사립유치원 159곳의 36.5%다.

전남의 경우 104개 유치원을 대상으로 일일이 개별 통화를 한 결과, 개학 연기나 무응답, 편법 연기 등으로 교육과정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는 유치원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만 놓고 보면 10곳 중 3∼4곳이 개학을 연기하거나 경우에 따라 개학 연기 쪽으로 돌아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유총 광주지회가 지난 2일 오후 107개 유치원(위임 9곳 포함)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무기한 개학 연기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102표, 반대 5표로 95%가 개학 연기에 찬성한 점도 심상찮은 내부 분위기를 방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유총 광주지회 관계자는 "70∼80개 유치원은 정부의 일방적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벼랑 끝 심정"이라며 "당국이 파악한 숫자는 축소된 측면이 강해 사립유치원들의 속내를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집단 휴업과 보육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만큼 높지 않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유치원을 비롯해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정부 방침에 반발해 집단 행동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실제로는 학부모 불편과 민원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유치원 운영에 치명타가 될 수 있어 공식 개학은 하지 않더라도 자율등원하는 아이들에 대한 돌봄과 교육은 정상에 가깝게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광주지회 한 임원도 "자율등원까지 막을 순 없는 노릇 아니냐"고 귀뜸했다.

상당수 사립유치원이 어린이집이나 어학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유치원 개학을 연기하더라도 직영 어린이집으로 원아들을 재배치할 수 있는 점도 보육대란을 피해가는 출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부 유치원의 경우 이미 2월중에 입학식을 치른 뒤 원아 돌봄대책 등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져 정부와 한유총의 정책 갈등과는 별개로 원생 교육대란과 보육난(亂)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

실제 개학일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도 교육당국에 접수된 학부모 민원이 거의 없는 데다 개학 차질에 대비해 돌봄서비스를 신청한 학부모들도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무응답 유치원의 수가 당초 67곳에서 57곳으로 줄어든 점도 집단 휴업의 동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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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무기한 개학 연기와 폐원 투쟁을 선언한 가운데 광주시 교육청 관계자들이 한유총 소속 광주지역 사립유치원들이 집단휴업 여부를 실시간 점검하고 비상 돌봄시스템을 가동하며 분주한 휴일을 보내고 있다. 2019.03.03 (사진=광주시교육청 제공) [email protected]
아울러 시정명령과 형사 고발, 특정감사 등 정부 여당과 교육 당국의 전방위적 압박과 휴일도 반납한 채 가동중인 비상돌봄지원 시스템도 대규모 휴업에 제동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 교육청 유아교육팀 채미숙 장학관은 "유아특수교육과에 상황실(062-380-4283∼7)을 설치해 긴급 돌봄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고, 4일에는 장학사와 주무관 2인1조로 53개조의 현장조사반을 투입해 개학과 교육과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칙 운영이나 허위신고 여부 등을 면밀히 체크해 필요할 경우 관계법령에 따른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지역 시민단체와 교사노조는 이날 긴급성명을 통해 일부 유치원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며 "개학연기 등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광주교육희망네크워크는 "설레는 마음으로 개학을 준비하는 시점에 사익 추구를 위해 공적 책임을 망각해선 안된다"고 주장했고, 광주교사노조는 "사립유치원 문제와 관련, 광주시의회는 즉시 조사권을 발동하고, 사립유치원 지원 예산과 관련해 의회 입장을 확실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광주지역 사립유치원은 159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90% 가량이 한유총 소속으로 추산되고 있다. 취원 아동수는 정원 기준으로 2만2162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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