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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갈등]"대형마트, 옛날같지 않아"…혜택축소로 이어지나

등록 2019-03-10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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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등 2월부터 카드수수료 협상 중

가맹계약 해지 등 강경대응 나오기 힘들 듯

카드사 혜택 축소 등 후속조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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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카드회사들과 수수료 인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미 현대자동차는 5개 카드사에 대해 가맹계약을 해지하는 등 강경대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같은 '초강수'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 신세계 등은 8개 카드회사와 수수료 인상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유통업계와 카드사와의 협상은 2월부터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큰 진척이 없다. 롯데와 신세계 등은 카드사를 상대로 수수료 인상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 진척이 없으면서 일각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같은 가맹계약 해지 등 초강수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업계 특성상 그런 대응은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과거 카드 가맹 계약 해지를 한적이 있다. 2004년 이마트는 BC카드가 수수료율을 올리겠다고 통보하자 이에 반발해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이마트에서 BC카드를 이용할 수 없어 소비자 불만이 폭주했고 결국 BC카드는 수수료율을 조정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2004년 대형마트는 초고속 성장, 확장을 하던 업계였지만 지금의 대형마트는 곤두박질치는 영업이익을 만회하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하는 입장이다.

 현재 대형마트가 현대자동차처럼 가맹계약해지 등의 초강수를 둘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이유다.  많은 이용자가 소액결제를 하는 형태로 소비가 이뤄지는 유통업계 특성상 카드가맹계약이 해지될 경우 소비자 불편이 매우 커진다. 카드사 가맹계약 해지로 소비자가 극심한 불편을 겪고 발길을 돌린다면, 영업이익이 급감한 대형마트에 오히려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가맹계약을 해지할 경우 오히려 대형마트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협상력이 현대자동차에 비하면 크게 낮은 점도 고민거리다. 현대자동차의 카드결재 규모는 대형마트 3곳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한 거래규모가 협상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자동차는 대표적인 고관여제품(High-involvement Product)으로 제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이 다양하고 깊은 고민을 한다. 또 자동차의 경우 현금이나 어느 정도 자산을 확보한 이후에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카드사와의 가맹여부나 혜택이 1차적인 고려 요소는 아니라는 얘기다.

 반면 대형마트의 경우에는 가맹계약을 해지하더라도 협상력이 올라가기보다, 오히려 '소비자 불편'이라는 부메랑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카드 수수료가 일부 인상될 경우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카드혜택을 줄이는 방식의 비용절감이 진행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들은 대부분 카드사와 연계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줄이는 것이다.

 카드수수료 인상 협상이 8개 카드회사들과 각각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혜택 축소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높은 수준의 카드수수료 인상을 고집하는 특정 카드사의 경우 할인혜택 축소 등으로 대응할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마트의 수익성이 극심하게 안 좋았던 만큼, 카드수수료 인상은 큰 부담이 된다"면서도 "대부분 신용카드로 결재하는 대형마트 등에서 가맹계약을 해지하는 건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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