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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배터리 무한경쟁④]뒤집기 나선 SK이노베이션, 세계 톱3 목표로

등록 2019-03-15 09:26:00   최종수정 2019-04-01 09: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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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중국·미국에 생산공장…2022년까지 4조5052억 투자

생산능력 4.7GWh에서 60GWh로 10배 이상 급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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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전기차 배터리 업계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선수주 후투자' 전략을 버리고 공격 투자에 나서고 있다.

김준 총괄사장은 2017년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증설을 결정하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뛰어난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에 대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해왔다"며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강화해 향후 글로벌 톱3 배터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현재 헝가리, 중국,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2022년까지 이와 관련해 확정된 투자금액만 모두 4조5052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은 먼저 팔 곳을 확보한 상황에서 공장을 지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배터리 성장률이 치솟자 선투자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회사는 지난달 유럽에 제2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9452억원의 투자를 결의했다. 유럽 제2 공장은 지난해 3월, 헝가리 코마롬시에 착공해 건설 중인 제1 공장부지 내에 연면적 약 3만5000평 규모로 건설된다.

코마롬은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110㎞ 떨어진 지역으로 SK이노베이션은 작년 3월부터 84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약 60개 규모(43만㎡) 부지에 7.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유럽 자동차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 정면승부 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제2 공장이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서 현재 건설 중인 공장의 두 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올 초 미국 조지아주에 1조9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섰고,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창저우에 82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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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양산이 시작되면 SK이노베이션의 총생산 규모는 현재 4.7GWh에서 2022년에는 60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국내 서산(4.7GWh), 헝가리 코마롬(7.5GWh, 1차), 중국 창저우(7.5GWh), 미국 조지아(9.8GWh)를 포함한 배터리 생산능력(캐파)이다. 

황성현 유지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배터리 제2 공장 설립 투자는 기존 유럽 투자 계획에 포함돼 이미 알려져 있던 것이지만, 수주 잔고가 가파르게 증가해 기존 가이던스 대비 목표 캐파를 빠르게 상향한 것이 의미 있게 해석된다"며 "최근 메탈 가격 하락으로 변동비 감소, 캐파 증가로 고정비를 절감해 2020년 하반기에는 배터리 사업의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으며 기술력에 있어서는 세계 선두권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8월 국내외 배터리업계 최초로 중대형 파우치 니켈·코발트·망간(NCM) 8 대 1 대 1 비율의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중대형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며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수주 잔량도 300GW 수준으로 늘어 40조원에 이르는 수주액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인 LG화학의 수주잔액이 80조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추격한 셈이다.

화학 기업으로서의 노하우를 발휘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본격화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기술 개발 업체 '폴리플러스 배터리 컴퍼니'와 리튬 금속전지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리튬 금속 전지는 흑연대비 10배 이상의 용량을 지닌 리튬 음극을 써 에너지 밀도가 약 1000Wh/ℓ 수준으로 리튬 이온 전지보다 에너지 효율이 두 배가량 높다.

2021년 하반기까지 전도성 유리 분리막에 대한 연구를 마치고, 이를 리튬 금속전지 개발에 적용할 계획이다.

전도성 유리 분리막은 리튬 금속전지를 안정화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로, 소재 개발에 성공할 경우 리튬 금속전지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사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때 유리한 점 하나는 자체적으로 소재를 생산해 내재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전해질과 양극재·음극재를 활용해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에는 화학사가 특화돼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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