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유통/생활경제

[복합몰 휴무③]대세는 온라인인데…케케묵은 오프라인 나눠먹기

등록 2019-03-21 05:50:00   최종수정 2019-04-01 09:50:35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오프라인 유통규제 반사익은 온라인으로

가라앉는 배 함께 탔는데 규제로 공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대형마트, 쇼핑몰 문 닫는다고 소비자들이 전통시장 갈까요? 아마 모바일로 장 봐서 현관문 앞에서 배송받을겁니다. 이미 대세는 바뀌었는데, 시대착오적 규제를 들이미니 답답합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두고 범유통업계 관계자들이 한 목소리로 토로하는 내용이다. 유통업계 성장동력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지 오래인데, 개정안은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대형마트는 물론 복합쇼핑몰까지 문을 닫게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최근 유통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빠른 배송'이다.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 방문해 무거운 짐을 직접 들고 집까지 오지 않아도 당일 안에, 오늘 밤 시키면 내일 기상 전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도록 배송시스템을 구축한 유통업체들에 주문이 몰리고 있다.

이들의 기세에 규제의 대상이 되는 신세계, 롯데 등 유통대기업들은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할인점의 부진으로 이마트의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462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0.9%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5970억원으로 25.5% 감소했다.

위생이나 동선 등 측면에 있어서 편리한 쇼핑공간을 갖춘 대기업들의 오프라인 매장들도 신예 이커머스 업계의 '편리함'에 밀리는 지경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유통업계에서 더 이상 과거 방식의 '골목상권 vs 재벌대기업'구도가 성립되지 않는 이유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주말에 휴식을 취하며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월요일이나 화요일 배송 물량이 많은 편"이라며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마트 휴무일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들도 온라인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지만 오프라인 사업에서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규제는 신사업을 펼치는데도 한계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최근 온라인 신설법인을 출범시킨 신세계그룹의 경우 온라인물류센터가 커버하지 못하는 지역은 기존 오프라인 점포의  P.P(Picking&Packing)센터에서 주문을 처리한다. 그런데 마트가 의무휴업하는 격주 일요일에는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결국 이커머스 시장이 무르익을수록 오프라인 규제의 과실은 기존의 전통시장 소상공인이 아닌 온라인 업체들이 따먹을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에서는 대형쇼핑몰을 막아도 온라인 중심의 소비는 막을 수가 없는데, 이미 가라앉고 있는 배에서 파이를 나눠먹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2019년 1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0조70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나 뛰었다. 월 거래액은 지난해 10월 10조원대에 올라선 이후 네 달 연속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에서 누리는 편익이 있는데, 다른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소비자의 반응이 좋은 업장을 닫게 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전통시장 보호가 목적이라면 온라인 쇼핑몰들도 한 달에 두 번씩 셧다운을 시켜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